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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 손’ 中 텐센트, 韓 게임 ‘대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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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 손’ 中 텐센트, 韓 게임 ‘대부’되나?

‘라이엇게임즈·슈퍼셀’ 삼킨 텐센트, ‘에픽게임즈’도 지배
글로벌 게임사 ‘큰 손’…차기 M&A는 어디?, 美·韓 거론
바이든에 눈치보는 텐센트, 美 게임사 先투자 가능성 높아
대규모 자금 유입, 韓게임 ‘판의 재구성’ 예고…게임주권 상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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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투자 이슈’가 국내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텐센트가 미국 게임사를 비롯해 국내 게임사 인수와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텐센트의 투입되는 자금 규모와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간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는 점에서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자금 유입이 대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국내 게임 시장에 ‘판의 재구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한편으론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텐센트의 국내 게임 시장 지배력 확대로 인한 국내 게임 자주권 상실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이미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영향력을 확대해 온 텐센트가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국내 게임업계에 ‘군림자’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M&A로 덩치 키운 ‘텐센트’

텐센트가 투자와 인수에 투입하는 자금은 60억 달러(한화 약 6조7000억 원)규모로 알려졌다.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60억 달러 대출을 위해 시장 은행과 협상 중이다. 텐센트와 은행간 최종 대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협상 시한도 구체화 되지 않았다. 또한 이 자금이 온전히 투자에만 활용될지도 분명히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게임사 인수와 지분 확보로 글로벌 지배력을 높여 온 만큼 이번 대규모 자본을 통해 게임사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텐센트는 지난 2011년 글로벌 인기작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사인 미국 라이엇게임즈 지분 92%를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이후 2015년에는 나머지 지분을 사들여 100%로 자회사로 만들었다. 또 텐센트는 2013년 포크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의 지분 40%를 약 3억 3000만 달러(한화 3600억 원)를 인수한데 이어 추가 지분을 매입해 48.4%로 끌어올려 에픽게임즈의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2016년 ‘클래시 오프 클랜’ 개발사인 슈퍼셀 인수는 중국 단일 M&A 사례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당시 인수 금액은 86억 달러로 한화로 약 9900억 원이다. 당시 매입한 지분은 84.3%였다. 슈퍼셀은 핀란드 모바일게임사로 '클래시오브클랜'을 비롯해 '헤이데이' '붐비치' '클래시로얄' 4종의 게임을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인수 직전 2015년 매출만 3조 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업계에선 슈퍼셀 이후 이렇다 할 M&A를 추진하지 않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게임 산업의 급성장 등의 호재로 텐센트가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트럼프에 찍힌 ‘텐센트’, 바이든에 또 찍힐라

대외적 정치적 상황도 텐센트의 대규모 M&A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기업 압박 기조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강경 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n·미국산 구매)’ 선언은 중국에 대한 압박 메시지로도 해석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 “가장 심각한 경쟁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향해 “극한경쟁”에 나설 것으로 말해, 미국 국익을 위한 중국과의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고율 관세 등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 대신 다자주의 원칙에 기반한 동맹 전선을 형성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게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텐센트를 정조준한 것도 텐센트의 전체 매출 중 미국내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텐센트의 인수와 투자 움직임은 바이든 행정부의 화살에서 비켜서기 위한 선제적 대응책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번 자금 투자는 최우선적으로 미국 기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텐센트 상황에선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타깃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내 대규모 투자로 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텐센트의 투자 방법론에 따라 미국 행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텐센트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 후보에 미국의 대형 비디오 게임사인 ‘테이크투 인터렉티브(TTWO)’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바이든 행정부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韓 게임 영향력 확대하는 ‘텐센트’가 주목하는 곳은?

텐센트 인수와 투자 대상으로 국내 게임사도 거론되고 있다. 텐센트는 이미 넷마블, 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에 투자를 지속하면서 국내 지배력을 높여왔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3대 주주에 올라있고,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크래프톤 2대 주주다. 뿐만아니라 카카오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넥슨 모회사인 NXC가 회사 매각을 추진할 당시 텐센트가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결국 인수가 무산됐지만 텐센트는 넥슨에 여전한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그라비티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구체화 된 것은 없다.

텐센트의 국내 대규모 투자와 인수설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게임지형에 변화는 불가피하다. 국내에선 조 단위의 인수와 투자가 전무한 국내 시장에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면 해당 게임사의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텐센트의 투자에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게임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와는 달리 자국 게임의 주도권을 중국 기업에 내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텐센트의 국내 투자설에 대해 “미국 행정부의 다자주의 앞세운 미국 행정부에 대응해 텐센트도 협력과 동맹기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