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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옥중 메시지 "국민과의 약속 지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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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옥중 메시지 "국민과의 약속 지켜달라"

사내 게시판 통해 임직원들에게 첫 메시지 남겨..."투자·고용 충실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해달라" 당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거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거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첫 옥중 메시지로 임직원을 향해 미안함을 전하며 "제가 처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 이같이 전했다. 구속 사흘만인 지난 21일 변호인을 통해 "앞으로도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며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말한 이후 두번째 옥중 메시지다.
이 부회장 메시지는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인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고동진 사장이 사내 게시판에 "저희는 지금 참담한 심정과 비상한 각오로 이재용 부회장 메시지를 대신 전합니다"라며 올린 글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어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들 명의로 각 사 사내망에 이 부회장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부회장은 메시지에서 "삼성 가족 여러분, 저의 부족함 때문에 다시 걱정을 끼쳐드리게 됐다"면서 "너무 송구하고 너무 큰 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수년간 삼성은 안팎으로 많은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지만 여러분께서 묵묵히 일하며 삼성을 굳건히 지켜주셨듯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마음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 본분에도 충실해야 하며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삼성전자의 경영 차질과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총수 공백없이 업무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州)오스틴 공장 증설, 평택 P3 공장 등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당부와 함께 "저는 더욱 자숙하면서 겸허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겠다"면서 "지금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여러분과 함께 꼭 새로운 삼성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낸 건 2019년 11월 1일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재상고 포기후 형이 확정돼 침통한 분위기의 임직원과 조직을 다독이고 대국민 약속을 지켜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계열사 사장들은 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과 첫 모임을 갖고 이 부회장이 당부한 준법 감시 기능 강화 방안을 비롯해 모임 정례화 등을 논의했다.

◇다음은 이재용 부회장 메시지 전문

삼성 가족 여러분,

저의 부족함 때문에 다시 걱정을 끼쳐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년간 삼성은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지만 여러분들이 묵묵히 일하며 삼성을 지켜주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그래 주셨듯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한마음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합니다.

국민과 약속한 투자와 고용 창출 등 본분에 충실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저는 더욱 자숙하면서 겸허하게 스스로를 성찰 하겠습니다.

지금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꼭 새로운 삼성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