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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 대형건설사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사냥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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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 대형건설사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사냥 가세

현대·GS·DL이앤씨 등 연초부터 리모델링 수주 참여 활발…쌍용·포스코건설 긴장
허용연한·안전기준 낮고 임대공급·초과이익환수 규제 없어 재건축보다 사업 수월
추진단지 37곳 2만4천가구서 54곳 4만가구로 급증...건설사 앞다퉈 사업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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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현대건설이 수주한 용인수지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힐스테이트 그레이트 나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낮은 수익성으로 대형건설사로부터 외면받았던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연초부터 건설업계 수익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특화기술을 앞세운 중견업체 쌍용건설이 석권해 온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옛 대림산업)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인 대형업체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대형건설사들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리모델링 전담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리모델링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종전에 서울이나 경기 성남 분당구를 중심으로 추진돼 왔지만 최근에는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조합설립 이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는 2019년 12월 말 37곳(2만 3935가구)에서 지난해 12월 말 54곳(4만 551가구)로 크게 늘었다.

서울에서만 ▲개포 우성9차 아파트 ▲이촌동 현대아파트 ▲둔촌 현대 1‧2‧3차 ▲송파 성지 ▲목동 우성2차 등이 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들어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 첫 테이프는 끊은 대형업체는 현대건설이다. 지난 9일 용인 신정마을용인수지9단지 주공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며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로 신고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주택사업본부 도시정비영업실에 속한 사업팀을 별도로 떼어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리모델링 수주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리모델링 분야에서 약 5733억 원 규모 일감을 수주한 포스코건설도 올해 수주 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3월로 예정된 서울 문정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의 리모델링사업 강자로 꼽히는 쌍용건설은 기술력과 공사 수행능력을 앞세워 올해도 '리모델링 1위 수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킨 쌍용건설은 이후 리모델링 누적 수주실적만 총 13개 단지 9000여가구(약 1조 원)에 이른다.

대림산업에서 사명을 바꾼 DL이앤씨는 지난 8일 진행된 경기 군포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GS건설 역시 서울 마포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시공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첫 도시정비 실적 '1조 클럽'에 가입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입찰에 참여해 창사 이래 첫 리모델링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급증한 이유는 재건축사업과 비교해 리모델링이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장점 때문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비교해 허용 연한이나 안전기준 등의 문턱이 낮고, 임대주택 공급 의무와 초과이익 환수를 적용받지 않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일반분양 가구 수가 많은 재건축‧재개발사업과 달리 가구 수 증축에 한계가 있어 그동안 건설사들 참여가 저조했다”고 분석하며 “그러나, 최근 재건축사업에 정부의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리모델링 시장으로 대형사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기 위해선 관련 정책이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고 있지만, 안전성·사업성 등 문제로 사업 추진이 원활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내력벽 철거 허용, 구조 안전성 통과 여부 등 넘어야 할 변수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