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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無쟁의 각서 쓰라"…11년간 무분규 쌍용차 노사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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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無쟁의 각서 쓰라"…11년간 무분규 쌍용차 노사 '황당'

이동걸 산은 회장 "각서 안 쓰면 1원도 없다" 작심 발언
쌍용차, 임금 삭감·복지 축소 감내하며 '11년 무분규'
노동계 "책임 회피" 비판…일각선 "지원 가능성"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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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두 가지 조건의 각서가 없다면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산업은행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자동차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쌍용차 채권단의 주요 은행 KDB산업은행 수장 이 회장이 언급한 '두 가지 조건'이란 현재 1년인 임금교섭 주기를 3년으로 늘리고 흑자를 내기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말라는 얘기다.

강도 높은 수위 만큼이나 해당 발언은 논란에 휩싸였다. 내부에서는 "너무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15일 이 회장 발언에 대해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직원들로서는 서운할 수 있는 얘기"라고 전했다.

쌍용차는 이 회장 발언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나 무려 11년간 무분규를 이어온 쌍용차 노사로서는 이 회장 발언이 좋게 들릴 리 없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위기에 내몰리자 사실상 임금 삭감안을 받아들였다. 이와 함께 임직원에게 제공되던 복지 혜택을 대거 축소하며 '한 푼이라도 아껴 보자'는 데 노사가 힘을 모았다.

이는 대립적 노사관계가 보통인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드문 일이다. 노사 할 것 없이 회사가 살아나기만을 바라며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 온 것이다.

이 회장 발언에 대해 노동계 일각에서는 한층 강경한 비판도 나온다.

쌍용차 일부 직원이 가입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회장 '의중'과 관련해 지난해 노조가 부분파업을 벌이며 생산 차질이 발생한 한국지엠을 겨냥해 한편으로 쌍용차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매년 노사 협상을 통해 파업하고 자해행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이런 일은 용납될 수 없다"라며 한국지엠을 우회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산은은 쌍용차의 잠재 투자자와 협상 결과에 따른 사업성 평가도 할 것이고 필요하면 채권단 지원도 같이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