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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에너지大計, 정권 전시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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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에너지大計, 정권 전시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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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철훈 기자
오는 2034년까지의 전력 수요전망과 공급계획을 담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28일 확정됐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공청회는 코로나19로 부득이 온라인으로 개최돼 의견 수렴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2017년 12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지난해 4월 3차 에너지기본계획 때도 공청회 현장의 의견 수렴이 거의 없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어차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이보다 더 심각한 점은 장기간 '전력수급의 안정'을 위해 수립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수급의 장기 전망'을 담아야 하는데, 이번 9차 계획은 예정보다 1년이나 발표를 늦춰졌음에도 4차산업혁명으로 도래할 전력수요 증감을 명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발전설비계획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 3020과 그린뉴딜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현재 20.1기가와트(GW)에서 2034년 77.8GW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부지나 사업자는 대부분 아직 불확실하다.

24일 공청회에서 한 패널은 신한울 원전 3·4호기와 관련해 "정부 정책 등을 검토해 부득이 공급물량에서 제외했다"고 밝혀 신한울 3·4호기를 수급계획에서 배제한 이유가 정부 정책에 있음을 시사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에너지기본계획 등 상위계획에 부합해야 함에도 정부와 정치권의 의중에 따라 좌우되다 보니 결국 '불확실한 내용'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와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4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당초 일정인 오는 2024년보다 빨리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기본계획이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국가 에너지 대계(大計)인 만큼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게 맞다. 그러나, 중요한 정책일수록 전문가의 검증과 수요자인 국민 편의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하지만 갈수록 권력의 프로파겐다(propaganda)에 맞춰지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