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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금융권과 대출시장 격돌...빅테크기업 속속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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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금융권과 대출시장 격돌...빅테크기업 속속 진입

자사 쇼핑몰에 입접한 소상공인 대상 대출
실제 대출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취급
규제 피하려 금융업 허가 대신 제휴 선택 지적 나와

네이버가 대출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금융회사와 본격 경쟁에 들어갔다.

2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 1일부터 소상공인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네이버 쇼핑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자는 약 38만명으로 네이버는 이들을 모두 잠재고객으로 확보한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선보인 대출 상품은 최저금리 연 3.2%, 최고금리는 9.9%다. 제2금융권 대비 경쟁력이 높으며 시중은행과도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입점 사업자의 매출 흐름, 고객 반응, 반품률 등 정보를 활용하는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고 대출 심사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빅테크 기업이 보유만 대량 정보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시중은행들은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관련 업종에 진출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규제는 받지 않으면서 관련 업무를 할 수 있어 기존 금융회사들이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네이버파이낸셜이 출시한 대출상품도 마찬가지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융회사가 아니지만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직접 대출을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과 제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 심사를 하고 대출 실행은 미래에셋캐피탈이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 심사 수수료를 받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업 허가를 받지 않고 우회 방법으로 대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더라도 기존 금융회사는 규제를 받아야 하는데 빅테크 기업들은 혁신금융 등 추진을 이유로 규제가 완화된다”며 “금융 서비스가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 기업을 다른 기준으로 규제하는 것은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5월 네이버통장을 출시하면서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에도 직접 금융업 인가를 추진하는 대신 미래에셋대우와 협업해 CMA 통장을 선보였다. 상품명인 네이버통장도 은행의 상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아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통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허가를 받지 않고 제휴방식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허가를 받으면 그만큼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넓어지지만 그것보다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잘 한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금융사들이 이미 많이 있기 때문에 같은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인터넷은행에 진출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고 덧붙였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