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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KCC '3형제 지배구조 정리' 약발로 코로나 위기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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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KCC '3형제 지배구조 정리' 약발로 코로나 위기 뚫을까

KCC 자회사 'KCC실리콘' 탄생...같은 날 KAC 합병한 국내 최대 유리회사 'KCC글라스' 출범
계열사 분리·합병으로 총수 3형제 지배구조 정리 일단락...유리·실리콘 사업 시너지도 도모
주택 신축 감소와 코로나19로 실적부진 지속...코로나19 극복과 실리콘 실적 회복이 관건

KCC그룹에서 실리콘 사업부문을 떼낸 자회사 KCC실리콘이 1일 정식 출범했다. 같은 날 또다른 자회사 KCC글라스는 자회사 코리아오토글라스(KAC)와 합치고 국내 최대 유리회사로 재탄생했다.

주요사업 부문의 분리·합병으로 KCC그룹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총수 삼형제 간의 지배구조 정리 작업도 마무리했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시기에 경기에 민감한 업종 특성상 이같은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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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그룹의 총수 삼형제인 정몽진 KCC그룹 회장(왼쪽부터),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사진=KCC·뉴시스


총수 3형제, KCC-KCC실리콘-KCC글라스 3자분할 마침표...실리콘 주력산업 본격화

KCC는 지난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로 출발했다. 창업주 정상영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으로, 22세 젊은 나이에 독립해 건축자재 사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1976년 회사명을 '주식회사 금강'으로 변경했고, 2000년 고려화학을 흡수합병하면서 다시 '금강고려화학'으로 바꾸었다가 2005년 지금의 KCC로 사명을 교체했다.

KCC는 국내 최대 건축·산업자재·도료 생산업체로 ▲건자재 ▲도료 ▲실리콘 ▲기타 등 4개 사업부문을 두고 있으며, 판유리·자동차용 유리 등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상장 계열사로는 KCC글라스·코리아오토글라스(KAC)·KCC건설 등 3개사를, 비상장 계열사로 금강레저 등 12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해외 계열사로는 미국·중국·베트남 등에 모두 62개사를 두고 있다.

2000년부터 정상영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2세에게 넘기기 시작해 장남 정몽진 회장이 2000년 KCC 그룹(당시 금강고려화학) 회장에 올랐고, 차남 정몽익 사장은 2006년 KCC 대표이사 사장에, 3남 정몽열 사장은 2002년 KCC건설 사장에 선임됐다.

1일 계열사 재편 완료로 정몽진 회장은 건자재·도료·실리콘을 주력으로 하는 KCC를, 정몽익 회장은 통합 출범하는 KCC글라스를, 정몽열 회장은 기존대로 KCC건설을 각각 맡아 삼형제의 지배구조를 재정립했다.

이번에 합쳐진 KCC글라스는 국내 판유리 시장의 50~60%를, KAC는 국내 자동차용 유리의 약 70%를 나란히 점유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국내 최대 유리회사 'KCC글라스' 출범과 동시에 기존의 KCC글라스 판유리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KAC 흡수 합병에 따른 통합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KCC의 비상장법인 자회사로 물적분할되는 KCC실리콘도 KCC그룹이 향후 산업용 실리콘을 주력사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성을 지닌다.

실리콘은 실란트 등 건축용 자재는 물론, 반도체부터 의료용, 생활용품까지 사용범위가 매우 넓은 소재로, KCC는 이번 물적분할로 회사의 성장 방향이 기존 건자재·도료를 넘어 실리콘 첨단소재 부문에 있음을 대내외에 확인시켰다.

앞서 2003년 KCC는 국내 최초로 실리콘 제조기술을 독자개발해 실리콘 국산화를 실현한 데 이어 2011년 영국 유기실리콘 제품 제조사 바실돈(Basildon)을 인수합병해 실리콘 기술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KCC의 '세계일류 실리콘' 대망은 지난해 세계 3위의 미국 실리콘 제조사 '모멘티브퍼포먼스머터리얼스(모멘티브)'마저 인수하면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이뤘다. 앞으로 KCC실리콘이 현재 KCC 미국 계열사로 있는 모멘티브를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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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KCC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코로나19'發 경기침체 회복·실리콘 부문 성장이 실적 회복 관건

KCC는 야심찬 외국회사 인수합병과 계열사 재편을 계기로 업종간 시너지 창출, 신속한 의사결정,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한 건축자재 전문기업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전략이 그룹의 기대에 부응할 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덩치를 키운 실리콘 부문의 성장이 아직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며 '진행형'에 머물러 있다.

KCC는 올해 3분기(연결기준) 매출액 1조 2400억 원, 영업이익 165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영업이익 400억 원대를 밑도는 실적으로, 올해 초 모멘티브 편입 효과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계열사 모멘티브는 올해에만 총 1600억 원 순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손지우 애널리스트는 "2016년 이후 주택 신규 착공 건수 감소 국면과 더불어 코로나19로 건자재·도료는 물론 기대했던 실리콘 사업도 실적 약세가 지속 중"이라며 "코로나19 회복 이후 실리콘 사업의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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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주요 재무항목. 자료=에프엔가이드


◇ 투자지표

KCC의 투자지표를 보면, 올해 모멘티브 편입효과로 매출액이 크게 늘어 성장성은 호전된 수치를 보였으나, 안정성과 수익성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기준)에서 KCC는 올해 9월 기준(이하 누적) 111.8%를 나타냈다. 안정성 지표인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로,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KCC의 유동비율은 ▲2017년 94.2% ▲2018년 186.0% ▲2019년 101.3%로, 2018년 상대적으로 호전된 수치를 보였지만 대체로 미흡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올해 9월 기준 145.1%로 '보통' 수준이다. 올해 9월 기준 KCC의 부채총액은 7조 313억 원, 총자본은 4조 8464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재무 안정성이 보통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KCC의 부채비율은 ▲2017년 62.7% ▲2018년 56.2% ▲2019년 110.7%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KCC의 성장성은 모멘티브 편입효과로 올해 '반짝 호전'됐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7년 10.7%에서 2018년 -20.3%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해도 -11.7%로 부진했다. 다행히 올들어 9월 기준 85.5%를 기록하고 있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도 2017년 4.1%에서 2018년 -18.4%, 지난해 -17.0%로 잇달라 급락했다가 올해(9월 기준) 35.3%로 반등했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도 2018~2019년 나란히 적자에서 올해(9월 기준)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수익성은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이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2017년 23.9%, 2018년 23.1%, 지난해 23.5%에 이어 올해 9월 기준 20.1%를 기록하며 소폭 하락했지만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017년 8.5%, 2018년 6.5%, 지난해 4.9%, 올해(9월) 2.1%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