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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전통 춤사위와 현대춤으로 써내려간 몸詩…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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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전통 춤사위와 현대춤으로 써내려간 몸詩…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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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경자년 '목멱산 59'가 지난 11월 26일(목)과 27일(금) 저녁 7시 30분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비대면으로 공연되었다. 잘 아시다시피, 목멱산은 남산의 옛 이름이다. 한국무용을 바탕으로 하여 창작무용, 컨템포러리 춤까지 수용하는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장현수의 춤 터가 공연명이 되었다.

장현수 춤의 실핏줄, 남산 기슭 국립극장의 한 축인 국립무용단의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단로 59번지이다. 국립극장은 1950년 아시아 최초의 국립극장으로 세워진 이후 국립무용단,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4개 단체가 활발하게 수준 높은 예술 활동을 하며 국내외 관객들의 문화 향수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대한민국 대표 공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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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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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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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목멱산 59'는 장르 사이의 크로스 오버, 융·복합, 통섭과 소통을 이루면서 유연하게 세월의 흐름을 이어가는 인기 레퍼토리가 되어왔다. 이 무용극은 전통춤의 사위와 디딤을 바탕으로 현대춤의 움직임까지 '몸 시(詩)'를 써내며 리듬감을 보여준다. 조명과 의상 부문에서의 원색 구사와 시대 흐름을 수용하는 흑백 영상들은 미술적 시대 경계를 표현해낸다. 어머니 역의 장현수의 춤과 연기는 무용극 전체를 주도하며 조율한다.

기록상의 과거 사진의 존재는 흑백 영상 속에 담겨 있지만, 회상 속의 과거는 전통을 묵묵히 지켜냄으로써 원색보다 아름다운 원색으로 존재한다. 해마다 버전을 달리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목멱산 59'는 교재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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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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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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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이 작품은 임현택(들숨무용단 대표)이 음악 연출을 맡아 자연의 일부로서의 남산과 인간의 삶을 교차하며 스쳐 가는 사계 이미지에 걸친 클래식 음악의 미세한 감정을 선곡하고 전통음악, 뽕짝으로 일컬어지는 대중가요와 현대감이 넘실대는 대중가요를 혼합하여 관객들의 심리적 감정선을 흔들어 놓는다. 그리해 '목멱산 59'는 전 장르를 아우르는 원숙함이 돋보이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소지한다. 작품 속에서 어머니는 작은 우주이며 자식들에게 '잘 살아왔음'을 대견스러워하고 안타까운 시대적 운명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동양적 여인의 대범함을 표현한다. 결국 '예술가들이 보답받는 세상이 올 것'임을 암시하면서 격려를 보탠다.

경자년 '목멱산 59'의 변주는 1) 화려한 연기자들이 맡았던 시대 해설의 사회자 역이 없어지고 관찰자인 무용수가 사진기자로서 등장한다. 2) 무대 세트인 초가집이 사라지고 그 분위기를 조명을 담당한다. 3) 피아노와 클래식 가수가 사라지고 녹음 음악이 담당하면서 현대성을 가미한다. 장현수 안무가가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으로부터 대한민국 무용대상·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로부터의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KBS 사장으로부터의 봉사대상에 이르는 노련한 연기력으로 무용극의 애환을 주도한 '목멱산 59'는 2018년 창작산실(올해의 레퍼토리 사업)에 선정되어 작업이 지속되어 왔으며, 작품 자체도 사회봉사를 위한 담대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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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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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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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경자년 '목멱산 59'

가을 막바지 들숨무용단의 '목멱산 59'는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금줄이 쳐진 가운데 비대면으로 공연되는 이 풍진 세상 한가운데 있었다. 세상 모습은 변하였어도 남산을 떠받치는 춤정신은 그대로 아름답게 살아 있다. 이 작품이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적 애환을 꿋꿋이 이겨내며 남 탓하지 않는 김수환 추기경 류(類)의 바보스러운 한국인들의 미덕이 듬뿍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나무들은 비탈에 서도 스스로를 견디며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목멱산 59'는 세상의 아픔을 아물게 하는 나름의 비법으로 이 땅의 대자연인 '카프리치오에게 바치는 헌사'이며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환희의 춤이다. 인간은 희망을 품을 때 꿈을 잉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은 우리를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명작임이 입증되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