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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 화백, 빛의 굴절과 명암기법 활용한 신작 '결의 빛'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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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 화백, 빛의 굴절과 명암기법 활용한 신작 '결의 빛'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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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결이 들어선다/ 결을 떼어내어 다듬질하고 붙이면서/ 옻칠 정성으로 조형해 나가면/ 숀 코넬리의 007 열정이 살아나고/ 바우하우스의 비밀이 들어선다/ 화암(禾巖)의 바람이 문지방을 넘어오면/ 빛은 사방으로 번져 수레의 결을 이룬다/ 끝없이 펼쳐진 화엄의 세상이다/ 점은 한 줌 기도/ 기도 끝 기쁨은 제과(祭菓)의 무지개/ 이따금 심술궂은 하늬바람이 샛 재에 들치면/ 밝고 어둠을 경계하는 햇살은 휘어지고 꺾여/ 결은 여명의 이름을 갖는다/ 아름다운 날들의 추억이여! 빛의 향연이여!

서양화가 박종용은 갈래가 없는 달통의 미술가이다. 생각은 깊고, 움직임은 일정한 질서에 따라 사위와 디딤에 버금가는 리듬을 탄다. 배고픔을 겪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영혼의 소유자, 고귀가 낳은 결(潔)은 행진의 퍼레이드를 거쳐 빛의 광휘(光輝)로 번진다. 숙성을 거친 예술가들 대부분은 작품 속에서 우주, 우주의 질서, 우주의 신비를 즐겨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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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은 여름의 열정으로 남아 꽃구름이 미시령을 넘듯 자신의 작품을 창조해내고 있다. 지난 여름 박 화백은 광화사(狂畵師)가 되어 미친 듯 그림을 생산하고, 탈진의 황홀을 맛보았다. ‘결의 빛’으로 명명된 작품들은 귀납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과학적 실험을 거친다. 논리와 예술이 어울린 결과는 놀라운 미적 감각을 소지한 첨단의 문화원형의 핵심에 도달했다.

작가는 꾸러미로 딸려 오는 그림들을 대하면서 남(마산)에서 북(인제)으로의 장정이 시절 인연을 만나 알래스카나 바이칼을 넘나드는 비행기 길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점에서 발화된 ‘결’의 진화는 화려한 행진에서 추출한 결과물로 미학의 상층부를 간지럽히고 있다. 새로운 그림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화가의 그림 한 장은 설계도면 같은 그림 도면을 깨고 나온다.
새로운 세상을 일구고자 하는 자는 기존의 것들을 깨고 일어선다고 하지만, 서양화가 박종용은 기존의 것들을 숭상하면서도 상급 현대적 가치를 수용하고 선도하고 있다. 작가는 빛의 굴절을 표현하고, 정교한 그림을 위해 매의 눈으로 마법적 기교를 동원한다. 밝고 어둠을 색으로 표현하고 빛의 정확도를 살핀다. 「결의 빛」은 빛의 굴절과 명암기법의 산물이다.

‘결’은 우주의 에센스(精髓, Essence), 이것을 빛의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영혼의 산물이며 화가의 책무이다. 우주를 항행(恒行)하는 ‘결의 빛’은 석고 원형으로 진전되어 입체적 ’결’을 탄생시킬 것 같다. 하몽(夏夢)의 기억, 자연광의 세기와 굴절에 따른 ‘결’은 시차에 따라 여덟 개의 음영으로 나누어지고 피고 지는 오로라의 이치를 깨우치는 낮의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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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과 미완성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간의 운명을 바라보듯 여덟 번의 덧칠을 거친 수많은 점이 응집·확산하면서 발하는 ‘결의 빛’은 일관성과 최고의 집중을 요한다. 자신의 독창성을 구가하며 범작들과 자연 차별화되며 직조된 작품은 만다라 같은 의식을 씻김하고 구성과 기교가 돋보이는 예작(藝作)이다. 어진 사람들과 작품을 공유하고 즐길 목적으로 창조된 것들이다.

‘결의 빛’은 합판 위에 아교와 백색 고령토를 혼합해서 덧칠하여 말린 다음, 나선형이나 여러 형상으로 아트지(紙)를 말거나 오려 부친 다음 며칠 동안 시간대별로 햇볕 속에서 빛의 강도에 따른 명암과 굴절차를 관찰, 스케치와 동시에 그 굴절을 십여 개로 세밀하게 도면 작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다음 아트지를 뜯어내고 ‘결의 빛’ 완성작을 위한 채색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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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와 명암을 조절하면서 빛의 굴절을 계산한 색상들은 흰색부터 검정색 까지 여덟 번 덧칠된다. 빛의 굴절과 음영의 강약이 정교하게 질감 있게 표현되면 ’결의 빛’이 완성된다. ’결의 빛’은 진리를 향한 전진을 외치는 바다의 함성이거나 내적 성찰을 통한 자기 단련의 상징으로 비쳐진다. 궁극에 이르는 화(和)는 지구촌에 파장을 불러 우주의 질서 회복에 일조할 것이다.

‘결’이나 ‘결의 빛’ 연작은 만물동근(萬物同根)의 이치를 깨우치며 화평의 우주나 생의 박동을 구가한다. ‘결’의 진전된 신작들 ‘결의 빛’은 우주 지향의 세포분열, 태초의 우주의 신비에 접근한다. ‘결’은 희망의 풍향을 조정하면서 전통으로 침전하지만 현대성은 깊어진다. 현대의 숲 한가운데에 안착한 빛은 합일의 의미를 함축한다. 청춘은 홍수처럼 냉정을 휩쓸어 가기도 했지만, 생의 의지는 쌍무지개를 피워올렸다. ‘결’의 연작, ‘결의 빛’ 연작 향연은 박종용의 신비적 체험·예술적 감각·예술혼이 어우러진 미학적 상징계의 진정한 표식이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