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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개편안 지연 한전의 눈치보기? 이사회 상정 안되자 청와대·정부에 비난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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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개편안 지연 한전의 눈치보기? 이사회 상정 안되자 청와대·정부에 비난화살

25일 한전 이사회 안건 상정 안해...12월 이사회 의결돼도 내년 선거 전까지 시행은 미지수
사외이사 "전기요금 정상화 시급, 여권 의지 없고 무능"...김종갑 사장 퇴임전까지 성사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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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체계 개편안 발표 일정을 다시 한번 늦췄다. 한전 이사회가 25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개편안을 지연시키는 이사회에 반발하며 정부의 전기요금 정상화 의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와 향후 개편 작업 속도에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한전은 지난 6월 전기요금 개편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해 정부 인가를 받겠다고 공시했다.

정부 인가를 받으려면 먼저 한전 이사회에서 한전이 마련한 개편안을 심의·의결해야 하고, 이후 전기위원회 심의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의 최종 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산업부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최종 인가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연내에 최종 인가가 나오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 예정된 정기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이 상정돼 의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의결 뒤 전기요금 개편작업은 해를 넘길 수밖에 없는 시간상 한계를 안고 있다.

개편작업 지연이 이어지자 한전 이사회 내부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한전 이사회 사외이사인 최승국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기요금 개편안이 이사회 안건에서 배제되자 25일 이사회 개최 직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전기요금 개편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현 상황을 비판했다.

최 이사장은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내년부터 시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달 전에 이사회 의결이 있어야 하는데, 11월 정기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며 "정부에 정책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최 이사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전환의 핵심 열쇠는 전기요금 정상화"라고 환기시키며 "대통령께서 약속한 그린 뉴딜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요금체계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천명한 '2050 탄소중립 선언'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힌 최 이사장은 전기요금 개편작업 지연 책임을 '대통령의 약속을 실행해야 할 핵심 참모들과 내각의 무능함'이라고 질타했다.

한발 더 나아가 청와대 참모와 정부가 우리 사회와 경제질서를 화석연료 시대에 묶어놓고 있는 문제를 개혁할 의지도 추진력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전은 꾸준히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이 강조해 온 '연료비 연동제'를 포함해, '주택용 계절별·시간별(계시별) 요금제',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산업용 경부하요금, '특례할인제도' 등도 개편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결국, 한전이 일찍부터 개편안을 마련해 왔음에도 아직까지 이사회에 상정하지 않는 것은 산업부와의 사전조율 과정에서 인가권을 가진 산업부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이 전기요금 개편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만일 이같은 분석대로 내년 4월 보궐선거 때까지 전기요금 개편작업이 미뤄진다면, 내년 4월 임기 3년을 마치게 되는 김종갑 사장은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시장원리에 입각한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임기 중 이루지 못하고 퇴임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