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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자회사 '발전 5형제' 경영위기 어떻길래...전력도매단가 인상 'SOS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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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자회사 '발전 5형제' 경영위기 어떻길래...전력도매단가 인상 'SOS 처방'

남동·동서·서부·남부·중부발전 전력수요 감소, 전력판매가 하락에 영업 적자·부채 증가
영업이익 난 중부발전도 부채율 초과...전력거래소, 운영규칙 개정 손실보전 지원 나서
경영평가 배점 신설로 한국판뉴딜·신재생 투자 줄이지 못해 이래저래 실적 개선 '기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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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 복합화력발전소 모습. 사진=한국서부발전
한국전력의 5개 발전 자회사들 경영 위기가 심상치 않다.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남동·동서·서부·남부·중부 발전 5사 중 중부발전을 뺀 4사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전력수요 감소와 전력판매가격 하락으로 실적 악화의 늪에 빠져 있다. 3분기 영업흑자를 거둔 중부발전도 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2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3분기에 나란히 1320억 원, 17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고, 서부발전과 남부발전 역시 같은 3분기 각각 980억 원, 740억 원 영업흑자를 올렸지만 둘 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흑자 폭이 줄어들었다. 남부발전은 지난달 30일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발전5사 중 유일하게 중부발전만 3분기 실적에서 전년동기 대비 흑자 폭이 증가해 320억 원 늘어난 119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발전사의 부채비율도 일제히 지난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 부채비율이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이 난 중부발전도 지난해 말 결산에서 재무건전성 판단 기준인 200%를 초과한 241.2%를 기록해 여유를 부릴 처지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력거래소는 지난 20일 규칙개정위원회를 열어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발전 5사의 경영손실 보전을 위해 발전사들이 운영하는 발전소의 '정산조정계수'를 조정해 이를 올해 상반기로 소급 적용함으로써 발전사들에 추가 정산금 지급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오는 27일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 초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으면 발효될 예정이다.

계통한계가격은 발전사가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에 판매하는 전력 도매가격이다. 매일 1시간 단위로 결정되며, 지역별 발전기의 유효발전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으로 정해진다.

즉, 국내 발전소는 '급전 원칙'에 따라 발전원가가 낮은 순으로 원자력,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중유 순으로 가동하는데, 매 시간별 전력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의 발전기(한계가격발전기)의 발전 비용이 계통한계가격으로 정해지는 셈이다.

발전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저발전 원자력과 석탄 발전소는 계속 가동되지만, 이보다 비싼 LNG는 전력수요 변동에 따라 가동률이 바뀐다. 한전은 원칙적으로 원자력, 석탄, LNG, 신재생 등 모든 구매 전력을 동일하게 계통한계가격으로 발전사에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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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발전5사 실적 추이. 자료=알리오.DART


이처럼 발전사의 전력을 구매할 때 가장 비싼 발전단가인 '계통한계가격'으로 산정하는 것이 한전의 원칙이지만, 발전 자회사에는 계통한계가격에 '정산조정계수'를 곱한 값을 가격으로 정해 전력을 구매한다.

정산조정계수를 0과 1 사이 값으로 정해 이를 계통한계가격에 곱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전력생산 비용이 저렴한 석탄발전에 의존하는 발전 자회사에게 지불하는 전력 구매비용을 낮춰 한전과 발전 자회사 간 수익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올해 상반기 정산조정계수는 0.7~0.8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 의결은 정산조정계수를 상향 조정하고, 이를 올해 상반기로 소급 적용해 발전 자회사들에게 추가 수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계통한계가격 결정 시스템이 코로나19 직격탄에 따른 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평일이었던 지난 20일 계통한계가격 최고가격은 1킬로와트시(kWh)당 52.15원(오후 5시), 최저가격은 47.43원(새벽 4시)이었다. 1년 전 같은 평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0일의 최고가격 88.12원(오후 3시), 최저가격 79.49원(새벽 4시)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전력수요가 증가하면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계통한계가격이 오를뿐 아니라, 수요량과 공급량이 만나는 지점의 발전기(주로 LNG) 발전가격으로 모든 전력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원자력·석탄 등 저렴한 연료를 많이 사용할수록 얻는 차익도 늘어난다. 반면에 전력수요가 감소하고 LNG 가격이 떨어지면 상반된 현상이 나타난다.

올해 3분기까지 원전은 전년동기 대비 비슷한 가동률을 유지한 반면, 미세먼지 저감대책과 경기침체 여파로 석탄 발전과 LNG 발전의 가동률은 올 들어 크게 위축됐다.

이처럼 전력시장운영규칙까지 개정해 소급 적용할 정도로 발전 5사의 경영악화 위기 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로 전력 수요가 줄어들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가 하락해 발전사의 전력판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이 급락함으로써 발전사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3분기에 5620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350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한전 발전 자회사들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더욱이 발전 5사는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한국판 뉴딜 등 핵심 에너지정책에 투자를 줄이기도 어려운 처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12월 발전 5사에 적용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를 수정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실적'에 3점을 부여했고, 이어 올해 9월 '코로나19 대응과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한 노력과 성과' 지표를 신설해 역시 3점을 배정했다.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발전사들은 신재생·한국판 뉴딜 투자를 게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2017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이후 발전 5사는 국내외 신재생에너지사업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해 발전사별로 적게는 600억 원에서 많게는 1500억 원씩 출자했거나 앞으로 출자할 계획"이라며 "한국판 뉴딜 등 정부 정책기조를 외면할 수 없는 공기업으로서 앞으로도 경영실적이 계속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