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넷플릭스 카드 결제 금액 추정치가 460억 원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시장 성장성을 확인한 상태다. 넷플릭스의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이 주효하게 작용했지만, 시장 잠재력은 여전해 토종 OTT인 웨이브·티빙·왓챠 등도 반격이 여지를 남기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인의 넷플릭스 카드결제 금액 추정치가 총 46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규모다. 넷플릭스 진입 초기인 2018년 9월(63억 원)에서 무려 7배나 늘어난 것이다.
이 수치는 카드 결제만 집계된 것으로 통신사를 통한 별도의 결제 방식과 합산하면 넷플릭스의 수익 규모는 더 클 것이란 관측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도 크게 늘고 있다. 결제액을 근거로 추산한 월 유료 결제자는 336만 명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84만 명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 9월 넷플릭스 앱을 1번 이상 이용한 사람은 803만 명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유료 결제자 이외에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해 실제 이용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는 달리 토종 OTT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웨이브 순 이용자는 389만 명에 그쳤고, 티빙은 197만 명, 왓챠 90만 명으로 지난 5월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 회사별로 넷플릭스 이용자 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합산하면 대략 700만 명으로 대등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는 단순 합산 수치로, 넷플릭스 이용자 중복을 고려하면 이보다는 줄어들 수 있다.
토종 OTT 간 통합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정부와 업계 일부에서는 ‘토종 OTT연대’ ‘플랫폼 통합’ 등으로 공룡 넷플릭스에 경쟁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개별 대응만으로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해외 기업들을 상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동영상 시장 확대와 반비례해 토종 OTT의 시장 지배력이 축소하고 있는 만큼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토종OTT간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다. 기업간 콘텐츠 정체성이 다르고 수익 채널이 다르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CJ ENM과 JTBC의 콘텐츠를, 티빙은 tvN드라마, 왓챠는 영화 등으로 영역을 선점하고 있다. 통합시 콘텐츠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각 기업간 수익과 기존 정체성 후퇴는 불가피하다.
국회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성장은 국내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현재와 미래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해관계자 간 논의가 시급한 때”라며 “정부가 실질적이고 효율적 논의 테이블에서 각 기업의 이해관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