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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해외석탄사업 '글로벌 반대' "한국, 기후변화 대응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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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해외석탄사업 '글로벌 반대' "한국, 기후변화 대응 의지 있나"

[기획] 그린뉴딜 덫에 걸린 한국 해외자원, 어디로 - (상)환경론자 입장
"기온상승 1.5℃ 억제 위해선 2030년 석탄발전 종료돼야...정부 너무 안일" 비판
파리협약 내년 이행 임박, 국내외 탈석탄 압박 가중..."한국 '샌드위치' 해법 고민"

인도네시아 자바(Jawa) 석탄발전소 인근 마을 모습. 사진=그린피스 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자바(Jawa) 석탄발전소 인근 마을 모습. 사진=그린피스
한국전력과 주요 건설사, 금융공기업의 해외석탄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산업계와 환경단체는 물론 국회 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국제사회 연대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술발전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관련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부·산업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주장이 일면 타당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해외석탄사업의 중심인 한전은 물론 정부도 뚜렷하게 어느 한 쪽의 입장을 취하기보다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3회에 걸쳐 한전의 해외석탄사업을 둘러싼 논쟁을 ▲(상) 환경론자 입장 ▲(중) 정부·산업계 입장 ▲(하) 전문가 인터뷰 등 3부작으로 조명해 보고,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한국전력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이어 이달 5일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 참여를 우여곡절 끝에 확정했다.

두 해외사업 모두 이사회 승인까지 논란을 빚은 이유는 환경단체와 산업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고,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환경론자의 주장을 살펴보면, 전세계 기후과학계의 경고에 따라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이 오는 2030년 이전까지, 개도국을 포함하면 늦어도 2040년까지는 지구상의 석탄발전을 종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음에도 한국의 대처가 너무 안일하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39개 선진국에게만 온실가스 배출감축 의무를 부과하던 기존의 '교토의정서 체제'가 끝나고, 195개 회원국 모두에게 구속력이 있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체제'가 시작된다.

프랑스 환경정책자문기구인 '2050 패스웨이 플랫폼'에 따르면, 파리협약 당사국 중 120개국은 자진해서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탄소배출량과 흡수량을 상쇄해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중 31개국이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거나 검토 중이다. 전 세계 449개 지방정부, 995개 기업, 38개 비정부기구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파리협약 탈퇴를 UN에 통보했지만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재가입도 점쳐진다.

환경단체 "탈(脫)석탄 세계 흐름에 한국 대처 너무 안일" 비판

국제 흐름과 달리 한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에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밝히지 않았고,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퇴출시킬 계획도 없다는 것이 환경론 진영의 주장이다.

파리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INDC)'을 UN에 제출해야 하지만,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목표치를 제출할 지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의 우르술라 푸엔테스 박사는 "2017년 대비 24.4% 감축으로 설정된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지구기온 상승 1.5℃ 이내 억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며 "한국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면 발전 부문에서 2029년까지 석탄화력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2030년 이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종료할 계획이 없어 보인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현재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국내 대기질 개선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과제 중 하나로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 등 국가전원믹스 개선'을 선정해 시민참여 등 공론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참여자들에게 석탄발전 퇴출년도에 관해 2040년, 2045년, 2050년 등 세가지 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파리협정 목표달성에 한참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공식적으로 기구의 설립 취지를 '미세먼지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욱이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기준 발전원별 구입 전력량'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전체 발전원별 구입량 중 석탄 비중을 올해 36.3%에서 오는 2024년 43.2%로 오히려 더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글로벌 석탄 퇴출 흐름과는 역행하는 계획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2014년 이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짓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강원 삼척 등 7곳의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탈석탄 진영은 석탄발전사업의 경제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지난 3월과 6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한전의 베트남 붕앙 2호기 사업은 1000억 원의 손실,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사업은 85억 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다른 환경단체 관계자도 "발전원가 수치만 보면 석탄화력발전이 경제성 있어 보이지만, 탄소배출권 비용을 감안하면 결코 싼 발전원(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국회 산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네덜란드연기금(APG),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해외 주요 연기금들이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반대하며 한전 지분을 매각하는 등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한전이 국제환경단체 '엔드콜(ENDCOAL)'이 파악한 세계 석탄발전 용량 순위에서 전 세계 2281개 기업 중 12위의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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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d by 이서희 기자


한전 세계석탄발전용량 12위…석탄구입 비중 36→43% 더 늘릴 계획 '글로벌 역행'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의 피해도 환경론자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그린피스가 미국 하버드대 다니엘 제이콥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대기오염 분석모델을 활용해 인도네시아 국영전력회사(PLN)가 공개한 석탄발전소 재원을 바탕으로 한전의 자바 9·10호기 가동 시 예상되는 대기오염물질(초미세먼지,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배출량과 발전소 주변지역 인구데이터를 입력해 분석한 결과, 자바 9·10호기 가동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발생으로 운영기간 30년 동안 매년 최소 2400명에서 7300명이 관련 질병으로 조기사망할 것으로 추정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환경론자들의 우려에 우리 정부 역시 일정 정도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파리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UN에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출 관련) 한국도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해 올해 말 장기 저탄소발전 전략(LEDS)를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파리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방향성에는 동감하나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구조의 한국산업 입장에선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해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하지만 한국은 첨단산업 구조로 전환한 유럽과 후발제조업 국가인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샌드위치' 처지"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급격한 산업구조의 전환은 많은 고민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