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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우건설 이라크 신항만 '건설소장 사망'...이라크 정부·국회 "철저한 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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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우건설 이라크 신항만 '건설소장 사망'...이라크 정부·국회 "철저한 규명" 촉구

9일 남부 알 포 신항만 공사 사무실 근처서 시신 발견...현지 교통부 '자살' 결론에 잇따라 의문 제기
부검보고서에 "손·등 상처 발견"...내무부 조사위원회 구성 , 국회 부의장도 정부에 엄중조사 요청

이라크 알 포 신항만(Al-Faw Port) 프로젝트의 조감도. 사진=English Conpaper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이라크 알 포 신항만(Al-Faw Port) 프로젝트의 조감도. 사진=English Conpaper 홈페이지
대우건설의 이라크 신항만 관련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인 건설소장이 최근 자살로 추정되는 사망 사건이 발생, 이라크 정부와 국회가 일제히 사인규명 촉구와 함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 유력 뉴스매체 ‘더리퍼블릭(The Republic)’은 10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에서 알 포 신항만(Al-Faw Port)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박(朴) 모 이라크 건설소장이 지난 금요일(9일)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더리퍼블릭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라크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스라 지역의 알 포 신항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박 소장의 시신은 9일 아침 신항만 부지에서 수㎞ 떨어진 바스라의 대우건설 사무실 부근에서 한 근로자가 발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신이 발견된 지 몇 시간 뒤 지역 항만관리를 맡고 있는 이라크 교통부는 박 소장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 내리고, 이번 사고로 알 포 신항만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교통부의 자살 결론에 현지 관계자들이 의문점을 제기하자 이라크 내무부는 박소장 사망사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10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알 포 시(市)도 사건 발생 인근의 CCTV에 찍힌 동영상을 확인하는 등 조사위원회에 협조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뉴스매체 ‘더내셔널(The National)’도 박소장의 사망 사건을 10일 보도하고 “시신 발견에 일부 근로자의 증언에 모순이 있고, 담당 판사도 사인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더내셔널은 박소장 시신의 초기 병리학 보고서에 박소장의 손과 등 부위에 상처가 발견됐다고 덧붙여 말했다.
대우건설 작업소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라크 국회의 하산 카림 알 카비(Hassan Karim al-Kaabi) 부의장이 직접 나서 박소장 사망을 둘러싼 상황을 진지하게 조사해 달라는 서한을 이라크 정부에 제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 카비 부의장은 이라크 국영언론과 인터뷰에서 알 포 항만 프로젝트 다음단계 사업의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는 이라크 교통부의 발표가 나온 뒤 박 소장 사망이 발생한 시기에 의문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의회의 다수당인 사드리스트운동(the Sadrist Movement)의 하킴 알 자밀리(Hakim al Zamili) 당대표도 알 카비 부의장의 의혹 제기에 호응하며 이라크 보안기관에 박소장 사망사건 규명에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알 포 신항만 컨테이너 터미널 1단계 공사에 이어 방파제 추가공사를 수주했고, 하반기에도 알 포 신항만의 도로공사도 따내며 이라크 항만 인프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