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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워라밸’이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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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워라밸’이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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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워라밸이 지워지고 있다. 일부 업종에서는 ‘실종’ 상태다.

알다시피,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맞추는 문화’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워라밸은 ‘대세’였다.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도입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워라밸을 지우고 있다. 빠른 속도로 워라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 업종’의 경우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남의 일’이 된지 오래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지난주 전국 택배노동자 8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71.3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평균 12.7시간, 토요일에는 10.9시간, 월요일에는 9.5시간 등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일하면서 ‘끼니’마저 제때 챙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소요시간은 24.8%가 12분, 14.9%는 20분, 11.8%는 30분이라고 했다. 25.6%는 아예 식사를 못한다고 응답했다.

밥을 거를 때가 많다는 응답이 36.7%나 됐고, 빵·김밥을 차량에서 먹는다는 응답이 22.2%로 나타났다. 터미널 등에서 컵라면으로 때운다는 응답도 9.2%에 달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도 워라밸은 ‘남의 일’이 되고 있다.

알바콜과 알밤이 소상공인 32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자영업자들은 하루 평균 소상공인들은 하루 평균 9시간 36분을 매장에 머물며 일한다고 밝혔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이다.

숙박업의 경우, 하루 평균 14시간에 달했다. ▲물류․운송업 10시간 18분 ▲도소매업 10시간 6분 ▲주점․유흥업 10시간 ▲음식점(식음료) 9시간 54분 등으로 조사되었다.

장사가 안 돼서 직원을 내보내고 가족이 경영하거나 개인이 혼자 매장을 지켜야 하는 ‘나 홀로 사장님’의 경우는 근무시간이 10시간 24분이나 되었다.

53.1%는 ‘정기휴무일’이 아예 없다고 했다. 이유는 ‘매출 유지를 위해 가게 문을 닫을 수 없어서’가 41.2%였다. 그렇다면, 일주일 내내 10시간 24분이나 매장을 지키는 ‘나 홀로 사장님’의 근무시간은 ‘주 72.8시간’에 달하는 셈이다. ‘주 52시간’의 1.4배다.

직장인도 많이 다를 것 없었다.

지난 6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알바콜이 코로나 이후 아르바이트 구직경험이 있는 응답자 159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13.5%는 ‘이미 투잡을 뛰고 있다’고 응답하고 있었다. 35.7%는 ‘투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49.2%가 ‘부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뻔했다. ‘돈’이었다. 45.1%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득이나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부가수익이 필요해서’라는 응답도 35.4%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비상근무’가 벌써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의료진은 또 어떤가. 워라밸은커녕, 과로로 쓰러지고 있을 정도다. 그것뿐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다가 감염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장기 무급휴직’ 중이거나, 직장을 잃은 실직자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따질 수 없어지고 있다. 일부는 코로나19 덕분에 장사 형편이 나은 택배나 배달업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래야 일자리 얻기가 좀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