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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배터리 개발' 숙제 던진 테슬라…국내 배터리 업계, 하이니켈 개발 속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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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배터리 개발' 숙제 던진 테슬라…국내 배터리 업계, 하이니켈 개발 속도 높인다

테슬라, 원가 절반이상 낮춘 배터리 기술 개발 예고
국내 배터리 3社, 배터리 기술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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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의 후면 사진. 사진=뉴시스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테슬라 배터리 데이'는 결국 '소문만 무성했던 잔치'로 끝났다.

이에 따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 3사(社)는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게 됐다. 그러나 이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값싸고 주행거리는 대폭 늘어난 '가성비 배터리' 를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배터리데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전기차 생산업체인 미국 테슬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에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뚜껑을 열어보니 속빈 강정이었다. 업계는 '맹탕 행사'라는 혹평을 내놓고 있다. 업계 기대를 모았던 전고체 배터리, 나노와이어 배터리 등 '꿈의 배터리' 기술은 이날 온데 간데 없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겠다"며 LG화학을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움켜쥔 전기차 전지 시장 판도를 뒤엎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머스크 CEO는 "LG화학, 파나소닉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현재 리튬이온배터리 체제의 장기집권에 오히려 힘을 실어줬다.

다만 테슬라는 이날 배터리셀 자체 생산을 선언한 데 이어 '시간당 100기가 배터리', '반값 배터리' 계획 등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에 원가는 대폭 낮추면서도 수명은 크게 늘린 '가성비 배터리' 개발에 대한 숙제를 던졌다.

머스크는 이날 행사에서 현재 테슬라 자동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보다 가격을 약 56% 낮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생산능력도 한국 3개 업체가 만드는 시간당 120 기가와트(GW) 배터리의 83% 수준인 시간당 100 GW 배터리를 2년 안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30년까지 시간당 3 테라와트(TW)의 가공할만한 생산설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테라와트는 기가와트의 1000배 규모다.
머스크는 이와 같은 계획을 통해 앞으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를 테슬라가 거머쥐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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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社)는 배터리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발트 비중은 최대로 낮추고 니켈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배터리 3社, '하이니켈 배터리' 상용화 눈앞

테슬라의 이번 발표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원가를 대폭 낮춘 배터리를 양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들 배터리 3사는 배터리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발트 비중은 최대로 낮추고 니켈 비중은 최대한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 LG화학은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90%까지 높이고 코발트 비중은 5%이하로 줄인 'NCMA 배터리'를 내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NCMA 배터리는 희소금속인 코발트 비율을 대폭 줄이고 알루미늄을 첨가해 기존 제품과 같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추고 출력은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이는 제품이다.

LG화학은 현재 자체적으로 보유한 2만2000개 가량의 배터리 관련 특허를 활용해 NCMA 배터리 개발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SDI 역시 내년 'NCA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NCA 배터리는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이 88%~89%에 달하는 배터리로 NCMA 배터리와 함께 하이니켈 배터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중이 각각 90%, 5%, 5%인 'NCM구반반(9 ½ ½)' 전기차 배터리를 오는 2022년 양산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업계 기대와는 다르게 싱겁게 끝난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도리어 국내 배터리 업계에 호재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배터리 데이에서 'LG화학 등으로부터 배터리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혀 지난 22일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1.91% 오른 63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내재화와 생산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는 건식전극 코팅 기술, 신규 소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해도 향후 급성장할 전기차 시장을 테슬라가 모두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기우"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 "주요 완성차업체들과 중대형 배터리 업체들도 고에너지밀도, 장수명, 고속충전 등 차별화된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가파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