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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뜯고 상공 빙빙 돌고"…항공업계 혹독한 '코로나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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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뜯고 상공 빙빙 돌고"…항공업계 혹독한 '코로나 생존기'

대한항공·아시아나, 여객기 개조해 화물 수송
국내 상공 맴돌다 착륙하는 체험 상품도 선봬
LCC, 국제선 일부 재개하고 화물기 개조 동참
살 길 찾아 나섰지만 3분기 실적 개선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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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생존법 찾기에 혈안이다. 아시아나항공 A350 여객기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승객 대신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례없는 불황에 빠진 항공업계가 저마다 살 길을 찾고 있다. 이들 업계는 여객기 좌석을 뜯어 화물을 수송하거나 국내 상공을 맴돌다 착륙하는 상품을 내놓는 등 이색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버스 A350과 보잉 B777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싣는다. A350-900 여객기 1대에 있는 이코노미 좌석 283석을 떼내고 화물 적재 공간으로 만들었다. 승객과 승무원이 오갔을 객실 바닥에는 짐을 떠받치는 팰릿(pallet:화물운반대)가 설치됐다.

이를 통해 이 항공기는 화물 5톤을 추가로 실어 총 23톤을 나르게 됐다. 항공기는 전날(24일) 인천을 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로 향했다. 전자기기와 부품, 전자상거래 배송 물품, 의류 등이 오른다. 또한 항공기는 10월부터 인천발(發) 베트남 호치민 노선 등 수요가 많은 노선에 배치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적극적인 화물기 투입으로 예상을 뛰어넘어 영업이익 1151억 원을 일궈냈다. 당시 화물을 싣던 B777-200ER 여객기 2대 적재 공간을 넓혀 대당 2톤을 추가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수송 능력을 1152톤에서 1175톤으로 늘려 남은 3·4분기에도 실적 선방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초대형 여객기 A380을 활용해 국내 상공을 2시간가량 돌다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체험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10월 24일과 25일 각각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하늘을 비행하다 오후 1시 20분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온다.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A380 여객기는 그동안 국제선 중에서도 장거리 노선에 투입돼 왔다. 이번에 출시된 항공 상품은 코로나19로 국제선 항공편이 줄줄이 끊기면서 마련된 고육책이다. 조종사들의 A380 운항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항공기를 가만히 세워두기만 해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차라리 영공이라도 맴돌게 하겠다는 게 속사정이다.

대한항공 역시 최근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B777 기종에 대한 개조 작업을 마치고 화물 수송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원래 있던 화물칸에 더해 객실 좌석 269석을 뜯어내고 총 32.8톤가량을 싣는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과 유사한 국내 상공 여행 상품 출시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1485억 원)을 냈다.

생존을 위한 사투는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예외가 아니다. 진에어는 '좌석 뜯기'에 동참했고 이달 26일부터 제주와 중국 시안을 오가는 항공편을 주 2회로 증편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4일 국토부로부터 인천과 중국 우한 간 노선(주 1회) 운항 재개를 허가받았다. 에어부산은 신라대와 배제대 등 항공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승무원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3분기 항공사별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외에도 호주와 일본 등 각국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감소를 화물 수송으로 메우려 하자 화물기 공급이 상대적으로 늘어나 운임 단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CC는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최대 화두는 생존이 됐다"라며 "대형 항공사들은 2분기 예상 외로 무난한 실적을 냈지만 3분기에도 선방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LCC 역시 코로나19 타격이 비교적 적은 국내 노선에서 출혈경쟁을 벌여 실적이 불투명하다"고 털어놨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