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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누르자 기지개 켜는 아파트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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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누르자 기지개 켜는 아파트 리모델링

리모델링 초기 사업장, 조합설립 등 사업 '가속페달'
대형건설사, 서울‧수도권 리모델링 수주전 참여 적극
업계 “리모델링 활성화 위해 정부 규제 전면 재검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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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정동 우성2차아파트 전경. 사진=카카오맵 로드뷰
최근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사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비교적 사업 추진이 수월한 리모델링사업이 정비사업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은 올해 17조2930억 원, 2025년 23조3210억 원, 2030년 29조 3500억 원 규모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재건축보다는 기존 건물의 장수명화와 유지관리비 절감을 위해서 필수 기계 및 설비를 교체하거나 노후화된 부분에 대한 수리·수선 등을 실시하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규제의 반사효과로 서울 등 수도권 주요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리모델링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는 지난 5월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위한 서울시 건축심의 ‘벽’을 넘었다. 지난 2008년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이후 12년 만에 사업 추진이 가시화된 것이다. 현재 1753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1988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동아 리모델링 추진단지도 연내 조합 설립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991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1139가구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신정마을9단지도 최근 용인시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통보받았다. 이곳은 지난 4월 21일 조합설립동의서를 받기 시작해 단 50여일 만에 동의율 70%를 달성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리모델링 바람이 불자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형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시공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우성2차 리모델링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해 사업성 검토를 시작했다.

목동우성2차아파트는 1997년 입주한 114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 7월 양천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향후 동별 수직증축 방식으로 총 171가구가 늘어난 1311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은 지난 12일 롯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차례의 유찰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이사회, 대의원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의결했고 추후 총회를 통해 시공사로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 1974년 준공된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1-160번지 외 2필지에 공동주택 10개 동, 75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일반분양 가구 수가 많은 재건축‧재개발사업과 달리 가구 수 증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규제가 적은 리모델링 시장으로 대형사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리모델링 관련 정부 정책이 전면 재검토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용석 건산연 연구위원은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지만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실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면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저개발 지역의 노후 단독주택 개선, 용도변경 리모델링을 통한 주택공급 등 주거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고 있지만 안전성, 사업성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이 원활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내력벽 철거 허용, 구조 안전성 통과 여부 등 넘어야 할 변수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