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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미국 아이들은 트럼프에게 무엇을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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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미국 아이들은 트럼프에게 무엇을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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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2018년 연말 무렵, 미국에서 희한한 ‘장난감’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멕시코 국경장벽’을 본뜬 ‘블록 쌓기 장난감’이다. 장난감의 이름은 ‘장벽을 세워라(Build The Wall)’였다.

‘킵 앤드 베어’라는 업체가 만들었다는 이 장난감세트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외쳐온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의 앞 글자를 딴 ‘MAGA’와, ‘장벽을 세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했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미 이민자 무리 1만여 명이 멕시코를 건너 텍사스주 엘패소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우리는 아무나, 모두가 국경을 넘어오게 허락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자라나는 미국의 아이들은 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저절로 ‘반(反) 이민 사상’을 익히게 될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학교에서는 ‘미국을 다시 하얗게(Make America White Again)’라는 낙서가 발견되고 있었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 'MAGA'를 조금 바꾼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쉿홀(shithole)’이라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백악관에서 열린 이민정책 관련 회의에서 “왜 우리가 노르웨이 같은 나라가 아니라 ‘거지소굴(shithole)’ 나라에서 온 이주민을 받아줘야 하느냐”고 했다는 발언이다.
‘쉿홀’은 ‘거지소굴’이라고 번역되었지만, 직역을 하면 ‘×구멍’, ‘×구덩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미국의 언론마저 ‘낯 뜨거운 단어’여서인지 ‘작은따옴표’를 사용해서 인용 형식으로 옮겨 적거나, ‘sh*thole’ 등과 같이 철자를 가려서 보도하고 있었다.

자라나는 미국의 아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쉿홀’이라는 ‘막말’인지, ‘상소리’인지를 배우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거주지역인 볼티모어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최악으로 운영되는 곳”,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 인종차별을 경찰관도 닮고 있었다. 언젠가는 백인 경찰관이 건물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된 흑인을 밧줄로 묶어서 끌고 가는 장면이 SNS에서 퍼지고 있었다. 경찰관은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말을 타고 있었고, 흑인 용의자는 그 말 뒤를 쫓아서 걷고 있었다. 지나간 세기에 소위 ‘도망 노예’를 다스리던 방법 그대로였다.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은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지고 있었다.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군중을 ‘폭력배’로 규정하고 있었다.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는 차에 타다가 경찰관 2명의 ‘무차별 총격’을 당하고 있었다. 차 안에 있던 블레이크의 아이들은 ‘아빠’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블레이크는 그 ‘무자비한 총격’에 척추가 상해 하반신이 마비되고 있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군을 보내서 빨리 끝내라.”

“흑인과 히스패닉은 너무 멍청해 나한테 투표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대선 후보 시절에 했다는 발언이다. “흑인들의 고통을 이해할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폭로하기도 했다.

자라나는 미국의 아이들은 그 ‘끊임없는’ 인종차별을 저절로 느끼고 있을 것이었다.

이 정도만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패해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더 이상 트럼프의 언행을 배우며 성장했다가는 ‘아메리카합중국’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