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등 막강한 플랫폼을 가진 IT 사업자와 방대한 통신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통신사 간의 경쟁으로 번지면서 디지털 금융의 전반의 틀을 바꾸고, 고객 데이터의 흐름을 재정의하며, 이와 관련된 직·간접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비롯한 전자서명 시장에도 진출해 사회적 부가가치를 꾀한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사, 카드사, 보험사, 통신사 등에 분산된 금융 정보를 한곳에 모아 금융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제3의 서비스 사업자는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자문 등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일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서 접수를 받고 심사 작업에 착수했으며,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전통 금융사뿐 아니라 핀테크사, 비금융 기업 등 120여곳이 신청 의사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7년 하나금융그룹과 합작해 핀크를 설립해 3년 만에 예·적금 상품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적금 상품 중 'T 하이5' 시리즈 2종의 가입자 중 60% 이상이 20~30대인 등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고, KDB산업은행과 함께 선보인 'KDB x T 하이5' 적금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33세로, 기존 은행권 적금 가입자 평균 연령인 42세보다 10세 가까이 적었다.
최근 핀크는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 계획 발표에 따라 심사 협조를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신한카드와도 데이터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빅데이터 사업 전략적 제휴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데이터 3법에서 규정한 범위 내에서 이종사업자 간 가명정보를 활용한 데이터 결합과 분석을 통해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KT는 우리금융과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금융과 통신 분야에서 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하고,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상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이 보유한 인프라에 KT의 ICT 기술을 더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힘을 합친다. 축적한 금융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금융과 통신 분야에서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견인한다는 전략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적극적인 협력으로 양사가 보유한 노하우와 강점을 융합해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데이터사업 등 4차 산업혁명을 리딩하며 대한민국 ICT와 금융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 CNS, 금융데이터거래소와 함께 통신과 금융 데이터 결합 상품을 준비 중이다.외에도 LG유플러스는 신한은행과도 협력해 통신과 금융 데이터 융합을 추진한다. 두 회사는 거주자의 소비성향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는 '서울시 상권별 거주자 소비성향 데이터' 상품을 출시, 금융데이터거래소를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언택트 시대에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 재차 강조했다. 하 부회장은 “우리가 보유한 고객의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최근 KB금융과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자문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작사 주체는 KB증권으로 AI가 투자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협력관계를 확대해 각종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넥슨 모회사 NXC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고, 넷마블은 AI센터를 설립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면서 금권의 위기의식이 커진 데 있다"면서 "금융과 ICT 영역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도 합종연횡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금융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미래에셋과 수시입출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하면서 금융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도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을 통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확장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는 IPO를 앞두고 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