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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핀테크업체에 정보 주도권 밀리나 불안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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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핀테크업체에 정보 주도권 밀리나 불안감 고조

마이데이터 사업자되면 핀테크업체, 은행 계좌 정보까지 확보가능
은행권 IT투자 늘리며 대응 방안 모색

시중은행들이 마이데이터사업에 대비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시중은행들이 마이데이터사업에 대비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중은행이 핀테크업체와의 정보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칠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5일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심사에 들어갔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 카드, 보험, 통신사 등이 보유한 금융정보를 통합 수집해 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사업자 선정을 위해 사전 수요조사한 결과 총 116개 회사가 수요조사서를 제출했다. 이중 금융회사는 55개 사, 핀테크 기업 20개 사, IT기업 등 비금융회사 41개 사가가 마이데이터 허가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 sw 개발, 플랫폼, 포털, IT보안 등IT회사와 통신, 유통 등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다양한 허가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본격 허가심사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에서는 사업영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핀테크기업에 정보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자로 선정된 IT기업과 핀테크업체들은 소비자의 요구가 있다면 금융사가 보유한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은행의 입출금 계좌 잔액과 카드사 결제 대금 등 다양한 금융정보를 마이데이터사업자가 처리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 정보를 활용하면 기존과는 다른 금융 상품의 출시도 가능해진다.

금융정보와 부동산 정보를 결합해 대출 가능여부를 판별해주거나 고객이 보유한 은행 자산, 금융 소득에 맞춘 세금 신고 알림 등 세무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

금융 분야의 업무 확장이 기대되지만 금융회사가 우려하는 점은 금융정보의 대부분은 금융회사가 제공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것은 핀테크기업과 IT기업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IT기업은 대고객 접점이 기존 금융회사보다 유리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는 단순 정보제공자에 머물고 이를 활용한 비금융 마이데이터사업자들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도 이같은 우려를 인식하고 IT투자를 늘리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에 가장 활발하게 대응하는 은행으로 신한은행이 꼽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데이터거래소가 문을 열자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참여해 데이터 판매를 시작했다. 또한 마이데이터 기반인 고정지출 월납관리서비스도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이 등록한 금융기관의 계좌거래, 카드내역 등을 분석해 통신비와 대출이자, 학원비 등 반복되는 지출을 진단하는 서비스다. KB국민은행도 그동안 축적된 부동산 관련 정보를 데이터거래소에 개시했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 하나원큐를 출시해 은행, 보험, 연금 등의 통합 금융자산 관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데이터기반 혁신금융 추진을 위한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준비 태스크포스팀을 출범했다.

NH농협은행은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도약을 위해 농협금융 디지털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관련 사업 강화를 위해 디지털금융부문장으로 삼성SDS 출신 이상래 부행장을 선임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금융의 활용영역이 확대되면서 이에 대비한 시중은행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