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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LH·SH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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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LH·SH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주거복지 우선 정부 방침에 적극 부응 입장 불구하고 업계 "내심 부담스러울 것"
임대사업 수익보다 관리비용 더 크고, 기부채납 늘리면 재건축조합 참여 줄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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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변창흠 사장이 1월 6일 서울남부권 마이홈센터에서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LH
정부의 8.4 주택공급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반사이익을 기대해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정반대로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실현 국정과제에 부응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방안이지만 LH와 SH에겐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수익보다 비용이 큰 사업이기 때문이다.

12일 LH·SH에 따르면, 두 주택 공기업은 일단 정부 방침에 맞춰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LH 관계자는 "정부정책 수행기관으로서 8.4 주택공급대책에 충실히 부응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세부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SH 관계자도 "8.4 대책과 관련해 정부·서울시와 적극 협력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8.4 대책의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방침에 따라 민간 주택정비사업에 LH와 SH가 공공사업자로 참여하면 아파트 용적률이 300~500%로 완화되고 최고 50층까지 지을 수 있지만, 추가되는 주택의 50~70%를 공공주택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두 공기업은 공공기관 유휴부지 등에 짓는 주택 중 상당 비중을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된다.
국내 공공주택 공급·관리의 두 축인 LH와 SH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셈이다. 따라서, 두 기관 모두 공식적으로 정부 대책에 적극 부응할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LH·SH 모두 내심으로는 8.4대책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서민층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이 수입보다 유지보수 등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특성에서다.

특히, 두 공기업은 원어민 무료 영어교육 서비스, 가사대행 서비스 등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부대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던 터라 임대주택사업의 수익성이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공기관 경영공시 사이트 '알리오'와 지방공기업 기관통합공시 사이트 '클린아이'에 따르면, LH 연간 매출액은 2018년 18조 340억 원에서 지난해 20조 5300억 원으로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018년 2조 770억 원에서 지난해 2조 2400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지난해에만 1조 원 안팎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SH는 LH보다 더 심각해 연간 매출액이 2018년 2조 1635억 원에서 지난해 1조 3574억 원으로 37.3%나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2018년 1241억 원에서 지난해 1094억 원으로 11.9% 감소하며 실적 부진에 빠져있다.

업계에서는 SH의 임대사업 부문 적자 규모를 수천억 원대로 추정하며, 매출과 당기순이익 감소가 임대사업 수익 악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으로 향후 관리해야 하는 공공임대주택이 늘어날수록 LH와 SH의 관리비 증가 등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두 기관의 손실을 줄여주기 위해 용적률 완화를 통해 늘어나는 주택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받는다는 방침이지만, 이 경우엔 사업성 저하로 재건축조합이 아예 공공참여를 거부할 수 있어 LH·SH의 손실 보전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될지 아직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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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 김세용 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하우징랩에서 열린 '공공임대주택 유형통합을 위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H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