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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말(馬)산업 고사 안된다" 정부-마사회-국회 해법찾기 머리 맞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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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말(馬)산업 고사 안된다" 정부-마사회-국회 해법찾기 머리 맞댄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말산업, '온라인 마권(馬券)'이 답이다(하)
민주당 오영훈·김승남 의원, 국회서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긴급좌담회' 활성화 모색
마사회·말생산농가·마주·경마소비자 한 목소리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 외 대안 없어"
말산업계 "현재 환급률 세계 최저 수준...80%대로 높이면 불법경마 자연히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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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국내 말(馬) 산업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허약 체질'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업계와 정치권이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말산업 활성화의 중·단기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제주 제주시을)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와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경주마생산자협회, 마주협회,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등 말산업 관계자와 경마소비자 대표 그리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관계자까지 참석했다.

먼저 류원상 마사회 경영전략부장은 코로나19로 경마가 5개월째 중단된데 따른 말산업계의 절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류 부장은 "지난 2월 23일 이후 지금까지 경마 중단으로 인한 마사회, 유관단체, 생산농가 등의 손실은 총 5조 6372억 원"이라며 "현재 마사회 중장기 투자재원까지 끌어다 쓰고 있는 중이다. 이대로 간다면 이 재원도 6~7개월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류 부장은 "장기적으로 고비용 사업구조 체질개선, 상금구조 개편을 통한 경쟁체제 확보, 슬림화를 통한 마사회 조직 효율성 제고 등을 추진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수개월째 중단된 경마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온라인 베팅) 또는 복권방 등 기존 소형매장을 활용한 초소형 장외발매 운영 등 어떠한 형태로든 다중운집을 피하는 마권 발매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말산업계 관계자들도 한 목소리로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창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은 "경주마 생산농가는 코로나 방역마스크가 아니라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절박함을 호소하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해서 경마를 정상화하는 것이 경주마 생산농가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백국인 서울마주협회 경마본부장은 "경마로 인한 청소년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온라인 베팅 허용 외에 다른 해법이 없다는 것은 말산업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마팬을 대표하는 패널로 김병홍 경마를좋아하는사람들 대표를 대리해 참석한 정명근 경마고객 역시 "온라인 베팅 불허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며 "코로나19로 특정 산업이 붕괴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온라인 베팅은 꼭 시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명근 참석자는 다중운집을 피할 수 있는 다수의 소형 장외발매소도 대안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 참석자는 "마권 발매를 멀리 있는 경마장과 장외발매소로만 한정해 놔서 한번 경마를 하러 가면 경마장과 발매소에 하루종일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지출하게 된다. 무인발매소 등 소형 발매소를 여러 곳에 두면 접근이 자유로워져 오히려 가볍게 소액씩 경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국 마사회 경마본부장 역시 "호주에는 마권 장외발매소가 1만 곳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는 30곳에 불과하다. 반면 국내 복권 판매소는 8000천 곳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도 대규모 장외발매소 대신 10평짜리 장외발매소 1만개를 두는 것이 안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좌담회에서는 온라인 베팅, 초소형 장외발매소 등 보건수칙을 준수하면서 마권 발매를 재개할 수 있는 방안 외에, 그동안 지속돼 왔던 경마산업의 비정상적인 부분들을 이 기회에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우선 '환급률'을 단계적으로 인상하자는 제안이 호응을 얻었다.

권광세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장은 "프랑스는 환급률이 84%이나 우리나라는 73%로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갑작스런 인상보다는 1년에 0.5%포인트씩 높이면 10년 후 78%가 된다. 이렇게 되면 경마 건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불법경마가 성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합법경마의 환급률이 낮기 때문이다. 불법경마를 통해 더 높은 환급액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불법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환급률을 높이면 자동적으로 지자체 등의 조세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로서는 환급률 인상에 소극적이다. 그러나 환급률이 높아지면 경마고객 보호와 경마 활성화로 이어져 1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불법경마가 합법경마로 흡수되고 궁극적으로 조세수입이 증가한다는 것이 말산업계의 주장이다.

정명근 참석자는 "불법경마를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환급률이 80%만 되면 불법경마는 자연소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 국산마 생산과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국산경주마 우대 경주 시행, 1등이 상금의 57%를 가져가는 현 경마상금의 구조조정, 과도한 외국인 기수 우대정책 완화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당장 발등의 불인 마권 발매를 재개하는 방안이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마권 발매는 물론 복권방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초소형 장외발매소도 한국마사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데,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좌담회에 참석한 박정훈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방역당국과 협의해 조만간 기존 대비 20%의 고객만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온라인 베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사전에 충분히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안일하게 경마에 의존한 말산업 구조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주무부처로서 다소 무책임한 태도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말산업 육성에 책임이 있는 것은 물론, 불법경마 성행과 경마에 대한 국민 불신 역시 주무부처에게 일정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말산업계 관계자는 "이 좌담회에서 박정훈 과장은 먼저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으나, 지금의 말산업계 위기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라며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주무부처가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김종국 본부장은 "굶어죽기 직전의 사람에겐 당장 죽 한그릇이 필요하지 한 달 후 진수성찬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영훈 의원은 "지금의 위기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제도적 해법이 필요하다면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