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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째 대책에도 집값은 상승...'규제 만능'에 잇단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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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째 대책에도 집값은 상승...'규제 만능'에 잇단 비판

6.17대책 발표 직후 김포·광주 수도권 일부 아파트값 급등 '풍선효과' 악순환
정부, 추가 규제지역 지정·세부담 강화 시사 '규제 드라이브' 기조 재확인
정치권·시장 "공급·수요 모두 억제 성공 못해...풍선효과 멈추지 않을 것"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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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의 6.17 부동산대책에도 수도권 아파트 값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규제를 피한 일부 지역은 풍선효과로 오히려 상승폭이 더 커지고 있다. 곧바로 정부는 더 강력한 추가 조치를 예고하고 있지만 야권과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의 강경책이 오히려 부작용만 낳고 있다며 ‘규제 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6.17대책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경기 광주 초월읍의 7월 입주 예정인 ‘모아미래도 파크힐스’ 전용면적 84㎡ 아파트 분양권이 대책 발표 이전의 최고가 4억 4790만 원에서 대책 발표 이후 4억 7150만 원으로 올랐다.

또한,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도 역시 규제 대상에서 빠졌던 경기 김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대책 발표 이전인 6월 3주에는 직전주 대비 0.02% 오르는데 그쳤으나, 대책 발표 이후인 6월 4주에는 직전주 보다 1.88%나 상승했다.

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송파구는 아파트값 상승폭이 발표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으나, 동대문·노원·강북 등 일부 자치구는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고,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도 발표 전과 비교해 오름폭이 더 커졌다.

이같은 국지적 풍선효과 발생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6.17 대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6.17 대책 발표 후 오히려 집값이 올랐다’는 지적에 “6.17 대책에 담긴 여러 대책마다 시행되는 날들이 시차가 있다. 실제 현장에서 작동되려면 7월 중순이 돼야 한다”며 시간 경과에 따라 대책 약발이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다.

반면에 홍정의 한동대 교수(경영경제학부)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시장 참여자의 기대가 변하는 시점은 실제 정책의 시행 시점이 아니라 발표 시점”이라며 대책 발표 직후 시장 움직임이 정부의 사후효과 기대감과 괴리를 나타낼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취해진 21차례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이 정부의 기대와 달리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풍선효과를 반복하는 이른바 ‘집값 요요현상’에 계속 추가 고강도 카드로 응수하고 있다. 이번 6.17대책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현미 장관은 방송에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고 부동산 투자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혀 정부가 부동산세제 개편 동원한 세부담 강화에 나설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한, 6.17 대책 이후 집값이 오른 경기 김포와 파주 등 일부 풍선효과 지역에도 “(이들 지역도 7월 중) 규제지역 지정을 위한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추가 규제지역 지정을 예고했다.

기획재정부도 김장관의 방송출연 발언 다음날인 30일 법인이 보유하는 임대주택에 과세를 강화하는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다주택자가 법인을 통해 주택을 보유함으로써 세금을 회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6.17 대책 후속조치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집값 잡기 올인 작전’은 6.17대책 발표 나흘 뒤인 지난달 21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번 대책도 모든 정책수단을 다 소진한 것은 아니다”고 피력해 더 강력한 추가 규제를 동원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같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강공 드라이브 기조에 야권과 업계,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도 정부의 강경 일변도 방침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래통합당 배현진 의원 주최 '6.17 부동산대책 진단과 평가 토론회'에서 대한부동산학회장을 맡고 있는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부동산 값 상승의 원인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많기 때문인데, 6.17 대책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억제하는 내용”이라며 “효과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친여인사'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8, 29일 잇달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의 원인은 전문성 부족에 있다고 믿는다"고 질타한 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정확한 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도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부동산) 정책을 자주 발표하는 까닭은 정책 수립자들이 부동산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비꼬은 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무조건 풍선효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난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방자치단체들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 안성, 양주, 의정부 등 이번 대책에서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기초지자체들은 지난달 29일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성과 양주는 최근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수도권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는데 이번 조정대상지역 지정은 과도한 규제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롭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청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방사광가속기 건설 발표 이후 가격이 오른 지역은 오창지역 등 일부일 뿐인데 이번에 청주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것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대전의 공인중개사 역시 "무주택자까지 획일적인 잣대로 대출 규제를 받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대책 발표 이전에 대출을 받은 사람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기존 고가주택 보유자 말고 단순 유주택자마저 시장을 교란하는 부도덕한 존재로 넣은 것이 문제"라며 "부모님 찬스, 현금 부자 외에 집 사는게 불가능한 시대인데 정부는 갭 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까지 투기세력으로 묶는다"며 정부가 투기세력 개념을 확대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같은 정부의 '규제 중심 부동산 대책'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6.17 대책의 경우 발표 전에 분양계약을 마친 사람까지 소급 적용돼 잔금 대출이 제한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실수요자 중 선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도 정부의 대책이 궁극적으로 집값 안정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 등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공급량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