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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고민 속 ‘사법리스크’ 완화 이재용…먹구름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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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고민 속 ‘사법리스크’ 완화 이재용…먹구름 걷힌다

수사심의위 ‘불기소’ 결정, 최대 걸림돌 ‘경영권 승계’ 의혹 굴레 벗어나
법조계 “檢 논리 부족, 설득 못 시킨 것”…명분 잃은 檢 ‘기소강행’ 변수
준법위 출범, 준법경영·사회적 역할도 박차…재계 “경영활동 길 터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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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5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산시성에 있는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지난달 26일 ‘불기소 권고’로 결론을 내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는 크게 줄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불법 경영승계 의혹은 이 부회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온 사안이다. 특히 경영권 승계 문제는 이 부회장 경영행보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불법 경영승계 의혹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도 무관하지 않아 이 부회장으로선 큰 짐이었다.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수사심의위의 ‘수사 중단과 불기소’ 결정에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의혹의 굴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논란에 대한 대(對)국민 사과와 함께 약속한 무노조경영 철회와 4세 경영권 승계 포기, 신사업 박차 등 이른바 ‘이재용식(式) 뉴 삼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이재용, 최대 걸림돌 경영승계 의혹 부담 덜어

이번 수사심의위 결정으로 이 부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경영권 승계 의혹 제기에도 이 부회장이 이와 무관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 조사와 구속 수감에 이르는 등 약 4년간 ‘사법리스크’에 시달려왔다.

80여 차례 진행된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비롯해 이 부회장이 출석한 재판만 무려 70여 차례에 달한다.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경영권 승계 의혹에 1년 8개월간 수사해 삼성 현직 임직원 110여 명이 430여 차례 조사를 받았다. 특히 삼성이 50여 차례에 달하는 압수수색을 당해 삼성 경영활동 위축은 물론이고 사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갈등, 한일 갈등,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 섬) 등 초대형 악재에 악전고투하는 삼성이 ‘사법리스크’에 또다시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년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에 빠져 있었다”라며 “삼성이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세계 경제를 헤쳐 나가는 때에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돼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수사심의위에서는 위원 13명 가운데 10명이 이 부회장 ‘불기소’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중단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검찰은 경영승계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대검의 부의위원회 부의 결정, 심의위 불기소 권고까지 세 차례 모두 이 부회장에게 패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결정과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1년 8개월간 수사해 자신감을 보여온 검찰이 결국 전문가들로 꾸려진 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이해시키지 못한 것”이라며 “(경영승계 의혹 관련)사안의 복잡성이 아니라 검찰의 논리와 증거 부족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고민 깊어지는 검찰…기소 동력 잃어, 역풍 부담도

수사심의위가 ‘불기소’로 결론 내렸지만 검찰의 기소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수사심의위 결정이 강제성이 없어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하여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수사심의위 권고대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지난 1년 8개월간에 걸친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반대로 기소를 강행하면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도입한 제도를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역풍을 감수해야 한다. 앞서 열린 8차례 수심위에서 수사팀은 심의위 권고를 따랐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만일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경우 수사심의위 결론에 대항할 명분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듯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 글로벌 기술로 세계 무대에서 뛰어야 하는 기업의 의사 결정 구조가 이제는 오너(이재용) 상황 때문에 예전과 같지 않다”면서 “(이 부회장이) 4년간 재판을 받아오고 있는 상황이 과연 정상적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가 무려 4년간 재판을 받으면 경영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심의위에서도 사실상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해석한 만큼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이 경영활동을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시선' 맞추는 이재용, ‘준법위 가동’ 이어 사회적 역할에 모범

한편 이 부회장과 삼성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요구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준법경영에 나서고 있다. 또한 준법위 권고 사항뿐 아니라 사회적 역할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이다.

준법감시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6일 대(對)국민사과도 했다. 4세 경영권 승계 불가를 비롯해 무노조 폐기, 시민사회 소통과 신뢰회복 등이 대표적인 약속 사항이다. 실천 방안으로 이 부회장은 ‘노사관계 자문그룹’ 설치와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삼성은 또 코로나19 국면에서 보여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도 박수를 받을만 하다.

지난 2월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창기에 성금과 보건용품 같은 현물 기부에 나선 삼성은 3월 의료시설 제공과 의료진을 급파하는 등 준법경영에 나서는 노력을 펼쳤다.

삼성은 국내 마스크 수급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이 확보한 마스크 28만 장을 대구 지역에 기부했다. 이와 함께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공장'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CSR과 역할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한 이후 이 부회장과 삼성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재계는 물론 국민들도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이 부회장과 삼성이 사회적 공헌과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