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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전 주택관리사협회장 "아파트주민 갑질 5년간 수천건, 일탈행동 아닌 제도 미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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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전 주택관리사협회장 "아파트주민 갑질 5년간 수천건, 일탈행동 아닌 제도 미비 탓"

[뉴스人] "부당 간섭·지시에도 1년 미만 고용 불안에 감수"...협회. 처우개선 법·제도 개선 앞장
정부·국회·사회단체와 손잡고 갑질방지법, 주택관리공영제 등 피해구제 방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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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회장은 “협회는 아파트 경비 근로자들을 위한 공동주택관리 현장의 갑질 방지, 근무환경 개선, 권익 보호 등 제도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대한주택관리사협회
“아파트 근로자에 부당한 대우는 일부 입주민의 일탈행위뿐만 아니라 그런 (갑질) 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제도와 법률의 미비 때문입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황장전 회장은 지난달 30일 본지와 비대면(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 우이동 아파트에서 한 입주민의 갑질행위로 발생한 경비 근로자 자살사건의 근본 원인을 지적하며, 국민 인식 개선과 관련법 손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관리사협회는 우이동 경비 근로자 자살사건이 발생하자 전국 6만여명 주택관리사 일동 명의로 아파트 근로자의 처우 개선, 입주민의 갑질 방지를 촉구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지난 2017년 11월 협회 제8대 회장이자 첫 직선회장으로 선출된 황장전 회장은 “아파트 근로자에 폭언·폭행 등 갑질행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근절이 안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협회가 언론보도 등을 자체 조사한 결과, 2000년대 들어 현재까지 관리사무소장, 경비원 등 아파트 근로자에 가해진 폭행, 상해, 사망, 자살의 각종 피해 사건사례가 25건으로 파악됐다.

황 회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6월말 기준) 5년간 공공임대주택에서 일어난 입주민 갑질행위가 2996건”이라며 “민간 아파트 사례까지 포함시키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는 ‘입주자대표회의(구성원 포함)는...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아니 된다’(제65조)거나, 개정된 제6항에는 ‘입주자 등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주체 등은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공동주택 현실에서 아파트 근로자들에 부당간섭 및 부당지시 사례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고용이나 신분을 보장하는 법률이 없는 실정이다”고 황 회장은 지적했다.

더욱이 아파트 근로자들이 3개월, 6개월 등 1년 미만의 임시계약직과 같은 극도로 불안정한 근로 조건으로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고용 구조 탓에 입주자대표회의나 일부 입주자의 부당한 요구나 갑질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인간적 모멸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나온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아파트 내 빈발하는 갑질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짐에 따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우이동 아파트 경비 근로자 자살 사건을 계기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갑질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협회가 건의한 개선 방안에는 ▲갑질 방지 법률 제정 ▲공동주택관리 공영제, 또는 공동주택관리청 도입 ▲입주민 안전을 담보하는 아파트 근로자 인력배치 기준 마련 등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협회는 ▲입주민과 근로자 등 아파트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서명운동 전개 ▲갑질 대응 매뉴얼 작성과 아파트 현장 배포 ▲갑질 피해 예방 포스터 제작· 배포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3일 개선방안 움직임의 하나로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 주최로 아파트 경비 근로자 처우개선 관련 국회 정책토론회를 열어 정부, 국회, 협회, 전문가그룹 등이 손잡고 갓 개원한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률 제·개정과 제도 개선을 적극 전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협회는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서 ‘부당한 지시 금지’(제65조 제6항)를 두고 있지만 정작 부당지시 발생 시 처벌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세부 규정이 없어 규제 조항을 넣거나, ‘부당간섭 배제 대상’(제65조 제1항)도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동대표 등 ‘입주자대표회의(구성원 포함)’의 한정된 범위가 아닌 입주자와 사용자를 포괄하는 ‘입주자 등’으로 확대 적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황 회장은 “아파트 근로자의 갑질 피해 해결을 위한 협회의 노력은 관리사무소의 공공성을 인정하지 않고 한정된 인력, 재원, 서비스 등을 특정 이해당사자에 편중되게 집행해 달라는 잘못된 요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지난 1987년 공동주택(아파트) 건설이 본격화 되면서 주택관리사 제도(국가자격) 도입을 계기로 4년 뒤인 1991년 사단법인 형태로 탄생한 법정법인이다.

1990년 4월 28일 주택관리사 첫 합격자 배출을 기념해 ‘주택관리사의 날’이 제정돼 올해 30주년을 맞았고, 현재 본회와 17개 시도회, 166개 지부를 거느린 전국조직으로 성장했다.

황장전 회장은 “앞으로 협회는 아파트 근로자들을 위한 공동주택관리 현장의 갑질 방지, 근무환경 개선, 권익 보호 등 제도 개선에 노력을 펼쳐나가면서 ‘국민과 함께 하는 주택관리, 국민이 신뢰하는 주택관리사’의 새 지평을 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