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NY톡톡]로빈후드, 9억 원 손실 ‘청년 개미’ 고객 죽음 후 옵션거래 요건 강화

공유
0

[NY톡톡]로빈후드, 9억 원 손실 ‘청년 개미’ 고객 죽음 후 옵션거래 요건 강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중개인이 이마를 집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중개인이 이마를 집고 있다. 사진=뉴시스
로빈후드(Robinhood·미국 수수료 없는 주식거래 앱)가 지난 주 파생상품 투자에 나섰다가 9억 원 손실을 보고 극단적 선택을 한 알렉스 컨스(Alex Kearns) 사망 사건 이후 옵션거래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로빈후드의 공동 CEO 블라디미르 테네프(Vladimir Tenev)는 "Robinhood는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고객이 보다 정교한 옵션거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레벨 3 옵션’ 허가를 위한 고객에 대한 ‘추가 기준’을 고려할 것이리고 말했다.
테네프 CEO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바꾸고 옵션과 관련된 앱의 메시지와 이메일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옵션과 관련된 더 많은 교육적 콘텐츠를 추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 로빈후드는 옵션 흐름과 관련하여 로빈후드의 고객 경험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며 "고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 사건으로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로빈후드 고객 극단적 선택 사건을 계기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물·옵션 등 복잡한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다.

컨스는 지난 주 73만165달러(약 8억8547만 원) 손실을 본 후 절망감을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컨스는 남긴 메모에서 "로빈후드가 나에게 너무나 많은 리스크를 짊어지게 했다"고 비난하면서 "어떻게 나처럼 아무 소득이 없는 20살짜리가 100만 달러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게 둘 수 있는가"라고 적었다.

파생상품은 달콤하지만 때로는 목숨을 앗아가는 ‘두 얼굴’ 가지고 있다.

파생상품 순기능은 위험 헤지 목적이지만 투기적 거래도 한 몫 한다. 단기 상품 간 또는 시장 간 시세 불균형 발생에 따라 생기는 이익을 노리는 차익거래(arbitrage)가 해당된다.
파생상품은 가격 변동서이 커 잘 활용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잘못 활용하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빠진다.

로빈후드 측은 "로빈후드가 미국 개인 투자와 동의어가 되었고,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신규 투자자들이 로빈후드를 통해 첫 투자를 하게 된 것은 우리에게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인정하고,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의 포부는 혁신하고 주도하며 현상유지를 넘어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억만장자 투자자인 리언 쿠퍼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한 틈을 노려 증시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데 대해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쿠퍼먼은 지난 15일 CNBC에 출연해 가입자가 많이 늘어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를 거론하면서 "이들은 결국 눈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유입된 한국의 '동학 개미' 현상처럼 미국 증시에도 초보 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았는데,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로빈후드의 가입자 증가가 꼽힌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