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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상황’ 피한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약속 ‘뉴 삼성’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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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상황’ 피한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약속 ‘뉴 삼성’ 올인

법원, 9일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삼성, ‘총수 부재’ 극복
‘반도체 초격차·신사업’ 공격 경영 본격화…‘뉴 삼성’ 박차
미중 갈등 이어 ‘일본 리스크’에 이 부회장 해법 마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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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법원의 구속영장이 기각 결정으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속영장 기각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새벽 2시께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對)국민 사과에서 약속했던 이 부회장의 ‘뉴(New) 삼성’ 목표는 흔들림 없이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상황뿐만 아니라 격화하는 미국·중국 갈등, 일본 추가 보복 조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특유의 돌파력으로 경영 보폭을 한층 더 넓혀나갈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7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삼성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한국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 위기 넘은 삼성, ‘반도체 2030’ 탄력…대규모 ‘M&A’도 기대

구속을 피해 한숨을 돌리게 된 이 부회장은 최근까지 공격적으로 이어온 ‘뉴 삼성’을 향한 경영 행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2030’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R&D) 행보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비전 2030’은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힌 뒤 삼성전자 유일의 해외 반도체 공장이 있는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시간이 없다”며 위기의식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경기도 평택시에 1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파운드리(주문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후 10여 일만에 8조 원가량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추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온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신기술 선점을 위한 기업 대형 인수합병(M&A)도 재가동될 전망이다. 삼성의 대형 M&A는 지난 2016년 11월 9조 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자 장비(전장) 업체 하만을 인수한 뒤 4년 가까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알파벳(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 모회사),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5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공격적인 M&A에 나서고 있는 점도 삼성이 M&A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이 부회장이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태 KAIST 경영학 교수는 “선대 회장인 이병철 회장이 과거에 어려운 과정에서 반도체 사업을 추진해 결국 전 세계 주도권까지 쥐게 됐다”며 “10년 후를 내다보는 최고경영자의 장기적 투자 결정이 제 때 이뤄지지 못한다면 그 손해는 기업이 안게 되고 결국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속 미중 무역분쟁·한일 갈등에 이재용 해법 ‘주목’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 격화에 이어 한일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 부회장이 적극적인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정면충돌해 이른바 ‘반도체 신(新)냉전’ 시대를 맞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게다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아 중국에 대한 보복 절차에 나서면서 홍콩을 통해 수출을 추진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도 타격이 클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한일 관계 악화도 반도체 업계에 더 큰 충격으로 와 닿는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를 선언한 후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자산 압류 절차에 돌입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갈등 여파로 삼성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거대 양국 틈바구니에 이 부회장은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고차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또한 일본의 보복조치가 반도체 장비 부품, 설비 관련 규제로 확대되면 국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은 불가피하다. 이는 당장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내놓을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제재로 타격이 예상되자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직접 일본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일본 규제에도 부품·소재 국산화와 수입처 다각화를 통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여전한 이재용 ‘사법 리스크’…그래도 ‘약속은 지킨다’

이번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긴장감은 여전하다. 당장의 구속은 피했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뒤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와 관련된 수사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사회적 문제 해소와 시민사회 소통 등 국민에게 밝힌 약속은 적극적으로 지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보여주듯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노조 활동 보장과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을 약속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삼성은 계열사별로 노사관계 자문그룹 운영과 시민단체 소통 전담자 지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삼성은 최근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와 고공 농성 해제에도 극적으로 합의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