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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KIND 사장 "코로나 이후 신남방국가 건설·인프라 투자 더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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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KIND 사장 "코로나 이후 신남방국가 건설·인프라 투자 더 커질 것"

[新남방로드 릴레이 인터뷰②]
'K-시티 네트워크' 스마트시티 장점에 아세안 회원국 너도나도 대거 신청, 국내기업 진출 '청신호'
인프라 구축·운영 노하우 전수 위해 민관 손잡고 전폭 지원, 한-아세안 협력펀드 연계도 적극 검토
KIND 창립·취임 나란히 2주년..."좋은 프로젝트 발굴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해외수주 증대에 앞장"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사진=KIND 이미지 확대보기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사진=KIND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힘입어 우리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진출에 큰 동력을 얻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은 주택, 교통, 에너지 등 인프라산업의 수요가 비례해서 빠르게 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건설시장에서는 사업발굴·금융·건설·운영을 패키지로 제공하기 위한 정부·공공기관·기업 간 팀워크가 수주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만큼 동남아 지역 성장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8년 6월 전문 공공기관인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출범시켰고, 출범 2주년을 맞은 KIND의 비중과 역할은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이달 공사 창립과 취임 2주년을 동시에 맞는 허경구 KIND 사장과 비대면(서면) 인터뷰를 갖고, KIND의 성과와 우리 기업 신남방국가 진출 지원 활동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KIND 해외사업 중 '신남방 국가(아세안 10개국+인도)'에서 추진 중인 사업을 소개해 달라.


“동남아 지역 국가는 최근 경제개발로 인프라 건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공적개발원조(ODA) 기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현지 정부의 재정도 따라가지 못해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개발형(PPP) 사업의 발주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우리 기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질 좋은 인프라를 아세안 국가에 수출하고자 한다.

인프라 건설, 운영,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기업과 함께 팀 코리아(Team Korea)를 구성해 우리기업이 과거 경제개발 경험을 통해 축적한 인프라 구축·운영의 역량과 노하우를 인프라 사업의 형태로 아세안 국가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량한 사업에는 필요 시 공사가 투자한 정책펀드, 특히 '글로벌인프라펀드 5호(한-아세안 협력펀드)'의 연계와 주선도 검토할 수 있으리라 본다.

올해 KIND가 수행하는 'K-시티 네트워크(K-City Network)' 사업에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라오스 등 아세안 국가의 스마트시티 계획이 대거 선정되면서 해당 지역에 우리기업의 진출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K-시티 네트워크 사업은 해외 정부와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대상으로 마스터플랜 수립 또는 사업타당성 조사(FS) 지원부터 초청연수, 기술 컨설팅까지 패키지로 병행해 한국의 스마트시티 개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정부간(G2G) 협력을 기반으로 하여 스마트시티 계획수립 단계부터 이후 사업 투자결정에 이르기까지 해외 도시개발의 전 단계를 우리정부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지원 프로그램과 차별점이 있다.

현재 아세안 지역에서 성사 가능한 사업들을 검토 중이며, 머지않은 미래에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KIND는 중장기 전략 수립의 일환으로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진출 대상국에 대해 투자개발형 사업시장 진출 환경을 분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사업정보 입수와 사업개발을 통해 우리 기업의 아세안 지역 수주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신남방지역의 정부, 기업, 국민들의 한국기업 진출을 바라보는 반응과 신남방정책에 거는 기대감은 어떤지.


“대한민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그리고 영화, 음악 등 대한민국의 문화가 'K' 상표를 붙이고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아세안 등 신남방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신남방 국가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국가 브랜드 이미지는 인프라 분야에도 역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 프랑스 파리의 드골 공항을 비롯해 10년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평가되는 우리의 인천국제공항 역시 그 예이다. 최고의 기술력으로 건설하고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통해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공항은 인프라 한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실제로, 신남방 국가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정부는 인천공항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프라를 벤치마킹 사례로 종종 언급할만큼 신남방 정책을 통한 인프라 분야의 협력 강화에 기대감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오른쪽)이 지난 1월 19일 방글라데시에서 무함마드 알카마 시디퀴 방글라데시 민관협력사업청(PPPA) 청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ND 이미지 확대보기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오른쪽)이 지난 1월 19일 방글라데시에서 무함마드 알카마 시디퀴 방글라데시 민관협력사업청(PPPA) 청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ND

신남방 국가들은 주로 어느 분야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있는지.


“신남방 국가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을 비롯해 각기 문화·경제적 특성이 다른 여러 나라로 이루어져 하나로 묶어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공통적으로 역동적인 공업화,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젊고 활기찬 노동력과 증가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경제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발전시설, 상하수도 시설, 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신도시 개발 등의 소요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편이다.

지난 세기 성공적으로 산업화를 달성한 우리기업은 상기 분야에 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해 왔고, 따라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KIND 역시 우리기업과 협업을 통해 해당 분야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방역·보건의료 체계가 'K-방역, K-보건'으로 세계에 소개돼, 상대적으로 이 분야의 시설이 미비하고 노하우가 부족한 신남방 개발도상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KIND는 주도적으로 이 분야 관련 기관·기업과 협업해 경쟁력있는 의료·보건 분야 '팀 코리아'를 구성해 K-방역, K-보건을 수출하고자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KIND의 움직임이 있다면.


“KIND의 활동은 전적으로 해외사업의 개발과 직결돼 있어, 해외 시장으로의 길을 막아버린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은 다른 기관에 비해 훨씬 크게 체감되는 편이다.

그래서 공사 임직원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통해 지혜를 모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 방안과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을 논의하고 있다.

화두는 거시적인 인프라 산업계 전망에서부터 구체적인 업무 현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열린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직위나 소속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지난 5월 KIND는 파라과이 정부에 사업제안서를 영상으로 제작해 제출한 바 있는데, 이러한 비대면 영업방식의 활용 역시 앞서 말씀드린 회의를 통해 도출된 방안이었다.

KIND는 향후 코로나 사태와 같이 국가간 이동이 제한돼 대면 협의가 어려운 경우를 상정하여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영업을 고안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오른쪽 1번째)이 2019년 9월 19일 서울 시그니엘 롯데호텔에서 폴란드 아조티 그룹, 현대엔지니어링과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및 터미널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투자확약서 서명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ND 이미지 확대보기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오른쪽 1번째)이 2019년 9월 19일 서울 시그니엘 롯데호텔에서 폴란드 아조티 그룹, 현대엔지니어링과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및 터미널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투자확약서 서명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ND


KIND 출범과 취임 2주년을 동시에 앞두고 있는데, 그 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활동에 다소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초 동기대비 해외수주 실적이 분명 호조로 돌아섬에 따라 해외건설 재도약의 가능성이 분명히 보이는 한 해라 생각이 된다.

따라서, KIND는 한층 적극적으로 우리 기업의 사업 개발과 추진을 지원하고자 한다. 투자개발형 사업이라면 어떠한 사업이든, 어떠한 단계에 있든 KIND와 최우선적으로 협의를 해 주시면 된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사는 투자개발 사업의 초기에서부터 사업종료시점까지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이 가능하다.

사업개발 초기에는 사업 타당성조사 수행이 관건이 되는데, KIND는 타당성조사 지원 자금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GIVF) 등 개발펀드를 연계해 기업에 초기 개발비의 리스크와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후 개발과정에서 공사는 인프라·금융 전문성을 활용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문을 드릴 수 있으며 공동투자, 금융자문, 주선도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개발이 거의 완료돼 금융만 남은 단계 역시 공사는 금융지원형 사업으로 분류하여 신속한 투자의사결정을 드릴 수 있다.

설립 이후 약 2년 동안, KIND는 우리기업이 추진하는 5개 사업에 대해 투자를 이미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사업에 이어 유라시아, 중남미 등에서도 일련의 유의미한 투자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해 방글라데시 민관협력사업청(PPPA)와 체결한 MOU를 통해 우리기업이 방글라데시에서 추진하는 인프라 사업에 대해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처럼 정부간 협력(G2G)을 기반으로 한 KIND의 사업발굴 노력은 올해 초 한-방글라 양측이 도로, 철도, 송배전 등 3개 사업(총 사업비 92억 달러)의 추진에 합의하고 우리기업이 우선사업권을 획득함으로써 결실을 맺게 되었다.

KIND는 올해 방글라데시의 사례를 유망한 개발도상국 시장에 확대 적용하여 날로 경쟁이 심화되는 인프라 시장에서 우리기업을 위해 지속적인 수주기반을 마련할 계획다.

금융기관을 비롯한 여타 유관기관과 달리 KIND는 사업주(스폰서)의 시각에서 우리기업과 발맞춰 함께 사업을 개발하고 함께 투자하고 금융을 조달하고자 한다. 투자개발사업이라면, 어떠한 사업이든, 어떠한 단계에 있든, 공사와 협의하시면 가장 친절하고 신속한 지원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전지구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신속하고 투명한 방역체계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계속 막혔던 해외수주 영업 역시 차차 숨통을 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물경제위기와 금융위기가 이렇게 동시에 도래하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은 건설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침체를 극복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즉,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는 그동안 막혀있던 수도관이 터지듯이 대규모 사업이 연달아 발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도 한다. 이처럼 인프라 시장의 리스크가 중가하는 상황에서는 기존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해 '펀딩 갭(Funding Gap)'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는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므로, KIND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미리 선별하여 미래에 대비하고 있으며,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수주로 연계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고자 한다.”

[허경구 KIND 사장 Who's who]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美조지워싱턴대학 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전 뉴욕사무소 정보관리부장, 인사처장, 해외사업본부장, 인재개발원장을 거쳐 삼성물산 프로젝트사업부 상임고문(전무)을 역임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