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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서민들 겁나는 것 집값보다 전셋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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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서민들 겁나는 것 집값보다 전셋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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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꼭 9년 전인 2011년, 월급쟁이가 서울에서 ‘33평짜리’ 아파트 전셋값을 마련하려면 봉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년 2개월 동안 모아야 한다는 조사가 있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강남지역 아파트의 경우는 7년 9개월, 강남이 아닌 지역은 3년 1개월 걸린다고 했다.

봉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수는 없기 때문에 평균 수준으로 지출하면서 전셋값을 모을 경우에는 자그마치 24년 6개월이나 걸릴 수 있다고도 했다.

월급쟁이가 ‘내 집’을 마련하는 데 몇 년이나 걸린다는 자료가 가끔 나오더니, 전셋값이었다. 내 집은커녕, 전세 얻기도 껄끄러운 세상이 된 것이다.

지난 18일, 전셋값에 관한 조사가 또 있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전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년 동안 3272만 원 올랐다는 것이다. 아파트 전세계약의 임차 거래기간이 통상 2년인 점을 고려, 재계약을 가정하고 전셋값이 얼마나 변동했는지 분석했다는 자료다.

통계청의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작년 10월 현재 임금근로자 가운데 33.2%가 월 200만 원도 벌지 못한다고 했다. 100만 원 미만인 경우가 10.1%, 100만~200만 원 미만이 23.1%로 합쳐서 33.2%였다.

33.2%면, 월급쟁이 3명 가운데 1명이다. 이들이 2년 동안 오른 전셋값 3272만 원을 모으기는 사실상 ‘불가능’이다. 그렇다면 전세 규모를 줄여서 이사하는 것밖에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예전에는 ‘33평짜리’라는 ‘평형’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평형’을 따지면서 전세를 얻는 것은 ‘사치’가 되고 만 셈이다.

그 바람에 서민들은 전셋값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작년 말, 통계청의 ‘2018년 기준 중·장년층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중·장년층 가운데 58%가 ‘무주택자’라고 했다. 절반을 넘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관심은 ‘집값’이다. ‘높은 사람들’의 관심은 ‘집 여러 채 가운데 1채만 남기고 처분’이다. 청와대부터 수도권 내에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에게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내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관심 밖으로 밀려나서인지, 서민들은 전세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