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오리무중이다.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납입일을 무기한 연기 이후 보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매각과 관련한 가시적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 11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2082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1조129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5%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5490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급상승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6279.78%로 지난해 말(1386.69%)에서 올해 4893.09%포인트(p) 치솟았다. 자본잠식률도 94%에 달한다.
지난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2조 원가량 투입하게 되면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이라면서 “부채 악순환에서 선순환 구조로 바꾸겠다”고 밝혔었다.
신주 발행 등 예정된 2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부채비율을 300% 이하로 떨어뜨리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2분기도 코로나19 직접적 영향권에 놓여있는 데다 하반기도 업황 회복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HDC현산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인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1분기 최악의 실적과 비관적 전망에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동반 부실’ 위험을 떠안기보다는 2500억 원의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HDC현산으로선 코로나19 국면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업 확장이란 장기적 전략과 경영적 판단하에 진행해 왔던 만큼 인수 철회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상쇄시킬지를 놓고 HDC현산의 고민이 집중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