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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로드, 상생번영의 길] 아세안과 '어깨동무', 세계화 넘어 '호혜평등' 접근이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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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로드, 상생번영의 길] 아세안과 '어깨동무', 세계화 넘어 '호혜평등' 접근이 바람직

문재인 정부, 동남아연합 10개국·인도와 지역다자 외교노선 구축...美中日러 주변4강 수준 목표
2년반 동안 인적교류·인지도 상승 '성과', 베트남 편중·경제진출 치중 외교 '한계' 극복해야
코로나 대처 한국 모범사례를 '글로벌 선도' 표준 활용...문화적 접근, 신산업 교류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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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국가(아세안 10개국+인도) 개요. 사진=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문재인 정부 출범 3년과 함께 지역다자(多者) 외교노선으로 추진 중인 '신남방 정책'이 천명된 지도 2년 반 지났다.

지난 2017년 11월 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중에 처음 밝힌 신남방 정책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인도와 협력 관계를 한반도 주변의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강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다. 이전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 이후 별도의 명칭을 가진 두 번째 대한민국 외교정책이자 양자외교(한-미 외교 등), 다자외교(UN 등)를 벗어난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다자 외교노선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신남방 정책의 지난 2년 반 동안 '절반의 성과'를 평가하고, '또다른 절반의 과제'를 짚어보기 위해 신남방 정책의 파트너인 아세안 회원국의 한국주재 대사를 중심으로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아세안이 바라보는 '신남방 정책'을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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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 정책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 간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에 편중돼 있던 우리나라 외교정책의 근간에 일대 변화를 꾀한 '이상주의 외교'로 평가받는다.

반면에,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냉엄한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현실주의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세안은 동남아 지역에 위치한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등 10개국이 가입해 있다.

아세안 회원국의 전체 인구는 6억 4000만 명이며, 전체 연평균 경제성장률 5%를 기록하고 있다. 동남아에 속하지 않은 인도는 인구 13억 5000만 명으로 중국 다음의 인구대국이며, 연평균 경제성장률 7%를 자랑한다.

아세안과 인도의 인구를 합치면 20억 명에 육박해 지난 4월 기준 전세계 인구 77억 명의 무려 26%를 차지하는 소비시장이자, 신흥개발국 단계의 글로벌 생산거점이기도 하다.

아세안은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2위 교역상대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액은 1500억 달러(약 185조 원)을 넘어섰고, 한-아세안 상호 방문객 수도 1300만 명에 이른다.

10개 회원국 모두 남북한과 동시수교국이라는 점도 우리나라의 대북정책 수행에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이 겹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간과할 수 없는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희망 1순위 지역은 신남방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런 배경을 깔고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10개국 순방 완료와 같은 해 11월 부산에서 치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거치며 담대하면서도 비교적 선명한 독립적인 외교정책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성과도 많았다. 지난 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 3년 대외경제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대통령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안병화 부단장은 “신남방정책 이후 비자발급 등 제도 간소화를 통해 인적교류 증대와 인지도 상승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고려대 박번순 교수(경제통계학부)는 “한-아세안 교역액이 한국의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7년 14.2%에서 2019년 14.5%로 높아졌다”고 설명했고,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장도 “최근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 정도가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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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문재인 정부 3년 대외경제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안병화 부단장(오른쪽 3번째)이 발표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그럼에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신남방정책이 가야 할 길도 멀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문 대통령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한 상생’을 강조했지만, 그동안의 성과는 그다지 ”호혜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번순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아세안과 교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베트남에 편중돼 있다“고 현주소를 언급했다.

또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대(對)아세안 교역량은 늘고 무역수지는 좋아졌지만, 아세안 입장에서 대(對)한국 교역량과 무역수지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악화됐다”며 ‘호혜 상생’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아세안 무역 불균형은 아세안으로 하여금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중상주의적 경제진출 전략’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중소기업중양회 김태환 국제통상부장은 “우리 진출기업은 아세안 지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제3국으로 수출된다”며 대(對)한국 수출이 적은 무역 불균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한, 베트남에 치중된 경제교류를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세안으로 균형있게 확대하는 동시에 신남방정책의 ‘3P 정신’인 사람(People)·번영(Prosperity)·번영(Peace)에 따라 문화교류 등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영선 전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는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국가이고 지방분권이 강한 나라”라며 “인도네시아와 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 국가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류정아 선임연구위원은 “아세안 국가와 문화교류에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여전히 경제중심 외교로 회귀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아세안 회원국은 모두 역사와 문화가 서로 다르다. 이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진정한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병화 부단장은 아세안 현지에서 한국 정부가 바뀌어도 신남방정책이 계속될 것인가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분위기를 전하며, “앞으로 5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가 신남방정책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정영식 신남방경제실장은 “일시적으로 아세안 지역의 통합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지역은 보건·의료 분야가 취약한 만큼 필리핀, 라오스 등 의존도가 높은 국가부터 해당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노건기 통상정책국장은 “태국의 경우, 이미 일본이 진출해 자리잡고 있는 제조업 분야가 매우 많다”면서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원격의료 시스템이나 데이터 산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세보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더딜 경우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것을 우려하며 “신산업에 능한 한국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산업 대신 언택트(비대면) 산업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