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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韓 반도체 겨냥한 美·中·日 '자국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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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韓 반도체 겨냥한 美·中·日 '자국주의' 본격화

WSJ "대만 TSMC, 美 애리조나州에 5나노 칩 생산팹 건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압력에 결국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를 겨냥한 美·中·日 삼국의 '반도체 자급'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TSMC, 미국에 반도체칩 생산기지 건설…2023년부터 본격 양산 시작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는 15일(현지시간) TSMC가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미터(㎚, 10억분의 1m) 칩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TSMC는 이같은 내용을 곧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애리조나주에 새롭게 들어서는 TSMC 공장은 오는 2023년부터 5나노 반도체 칩을 본격 생산할 전망이다.

TSMC의 이번 결정에는 미국 행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WSJ은 美 국무부와 재무부가 해당 계획에 관여돼 있다고 전했다.

WSJ은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업체에 지나치게 의존돼 있다고 비판하며 반도체 자급에 나서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의 미국 공장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도 반도체 자급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지난 1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인텔, TSMC 등의 생산과 개발 거점을 자국에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역시 ‘중국제조 2025’ 기치를 내걸고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화웨이 자회사이기도 한 반도체 칩 설계 업체 하이실리콘은 보급형 스마트폰 반도체칩 제조 물량을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 에스엠아이시(SMIC)에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中·日 "반도체 자급화로 공급망 확보·韓 반도체 견제 두 토끼 잡자"

미·중·일이 이러한 움직임에 나서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유행)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돼 자국 기업 생산기지를 귀환시키고 4차산업혁명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반도체 기술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세계 최고 한국 반도체 기를 꺾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평소 기세등등한 한국 반도체를 견제하려 했던 미국, 중국, 일본은 이번 기회에 글로벌 공급망도 확보함과 동시에 한국 반도체에 카운트펀치 한 방을 먹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일의 '반도체 자급화' 움직임을 바라보는 우리 기업들은 현재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인텔이나 TSMC 등 경쟁업체가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늘리는 모습을 방치하면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거대 고객을 잃을까 두렵고, 덩달아 미국 반도체 자급화 추진 파트너로 선뜻 나서면 경기도 화성사업장 중심으로 구상해놓은 중장기 투자계획 핸들을 급하게 틀어야 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해법은 '기술력 강화'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 아무리 견고한 무역장벽이라 한들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확보한 주도권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