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9월 2주부터 31주 연속,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7월 1주부터 41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1주 아파트 전세가격지수(평균)는 전국 0.03, 서울 0.03, 수도권 0.05, 지방 0.01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감정원은 지난 9일 서울 평균 전세가격이 4억 6000만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보유세율 인상 등으로 매매 대신 전세시장에 남아 있으려는 수요심리가 늘어나면서 전세가격 상승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이사 수요가 줄고 전세 재계약이 늘어난 것도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짒값이 크게 오른 여파가 지금 전셋값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임차인 주거안정을 높이고 전셋값 폭등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초까지 도입 논의가 활발했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4·15총선 이후 정부와 21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지 주목된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으로 그동안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 왔다.
지난해 9월 당정이 두 제도 도입을 위해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1월 법무부는 새해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핵심추진정책에 '주택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추진'을 포함했다.
다만, 두 제도를 동시에 도입해야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서로 별개의 제도일 뿐이라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어 도입의 시간차를 두고 추후 집중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초까지 본격 논의되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된 만큼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 도입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아직 '전세대란'이라 할 만큼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며 "총선과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는 두 제도의 도입을 정부와 여당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도 "두 제도는 청년층 등의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좋은 선거이슈임에도 이번 총선에서 여당은 선거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한 뒤 "연초처럼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두 제도는 청년 등 임차인의 주거안정이라는 공익 측면에서 의미가 큰 제도임은 맞지만 재산권 침해 등 반론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시행 일정이 예고되면 그에 앞서 임대인이 전셋값을 미리 올려놓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두 제도를 도입한다면 사전에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을 충분히 마련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