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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암초에 뭘 해도 앞에는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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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암초에 뭘 해도 앞에는 ‘가시밭길’

HDC현산-아시아나 인수 앞두고 코로나19에 난항
1兆 수혈받은 두산그룹, 끝이 안 보이는 구조조정
마힌드라 철수설 휘말린 쌍용차, 경영위기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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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매머드급 충격파에 국내 기업들이 휘청이고 있다. 기업마다 위기 돌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에 경영 전략은 차질을 빚으며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특히 예정됐던 인수합병(M&A)은 코로나19 장벽에 막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이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며 고된 가시밭길 행군을 강요받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난항의 연속이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 61.5%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월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청했다. 공정위는 HDC현산과 아시아나의 주요 영위 업종이 토목건축공사업, 항공운송업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양사 간 기업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승인을 결정했다. 당초 기업결합 승인 결과가 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상황을 고려해 신속하게 결정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정부 의도와는 달리 코로나19 암초에 인수 진행은 더디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내몰린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가 지난해 매각 진행 당시보다 급격히 악화한 상황이라 HDC현산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인수 포기’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당초 HDC현산은 2조5000억 원을 투입해 이 중 1조1700억 원을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차입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나머지는 운영자금에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아시아나의 주가 급락과 기업가치 하락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1386.7%로 전년(649.3%)보다 두 배 이상 높아져 인수 이후 HDC현산이 막대한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만큼 ‘인수 원점 재검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살얼음판이다. 지난해 말부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해 왔다. 저비용항공사(LCC) 간 출혈경쟁에 더해 ‘보이콧 조팬’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이 심화하자 제주항공에 매각에 나선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2월 급여는 일부만 지급한 채 3월 급여는 전액 지급하지 못했고 4월 급여 지급도 요원한 상태다.

최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 고강도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에서 제외되면서 이스타항공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 대신 정부는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2000억 원을 지원키로 한 상태다. 코로나19 충격에 제주항공마저도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태여서 이미 완전자본잠식인 이스타항공 인수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은 코로나19 국면에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그룹 전체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과거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두산그룹은 최근 1조 원을 수혈받기로 하면서 한층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지원으로 대주주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자구 노력을 요구받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의 분리, 합병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은 두산 계열사 가운데 재무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순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 구조를 개선해 두산중공업과의 계열 구조를 분리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4조9000억 원에 달한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6000억 원가량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설업황과 두산건설의 채무 등을 고려하면 매각은 쉽지 않다는 게 시장 안팎의 분석이다.

쌍용자동차도 코로나19에 연쇄 타격을 입고 있다.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는 쌍용차는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이 23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또다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힌드라그룹이 우선 4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쌍용차에 대한 철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999년 기업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가 2009년 법정관리를 거쳐 마힌드라 그룹 품에 안겼다. 마힌드라 그룹의 철수가 현실화하면 쌍용차는 또다시 암흑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차입금은 2540억 원으로 이중 오는 7월 산업은행 차입금 900억 원 상환이 시급하다. 마힌드라 그룹이 긴급 지원하겠다는 400억 원은 쌍용차의 고정비용도 대응하기 힘든 액수로 결국 산업은행에 구조를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글로벌 기업들도 위축돼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정부의 지원 없이는 쌍용차 직원 뿐 아니라 협력업체 등 대량 실직 사태가 반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