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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점 생산기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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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점 생산기지’ 흔들린다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 셧다운에 이어 유럽도 ‘흔들’
삼성 슬로바키아 공장도 멈춰서…유럽 공장 ‘초비상’
각국 국경 폐쇄·이동 제한 등 막혀버린 ‘벨류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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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으로 미주와 유럽 사업장의 ‘셧다운’이 속출하면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거점 생산기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발(發)셧다운으로 이미 국내 산업이 타격을 입은 데 이어 미주와 유럽의 ‘코로나19’ 충격이 가시화 된 데다 국내 사업장도 안심할 수 없는 만큼 각 기업들의 사업계획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태다.

당장 미주와 유럽의 코로나19 쇼크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판매 확대에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적 변수에 영향을 받았던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 대신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신차를 무기로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당초 22일부터 공장을 가동키로 했지만 오는 31일로 연장한 상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운영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에 기아차는 조지아에서 각각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의 주력 제품인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에선 지난해 33만5500대를 출고했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K5,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 27만4000대를 생산했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공장도 ‘셧다운’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생산을 멈추기로 했다.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부품을 공유하는 생산 구조로 어느 한 쪽만 공장 재가동이 어려워, 유럽 코로나19 확진세와 맞물려 가동 중지가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주와 유럽 판매 비중이 각각 30~40%에 달하는 만큼, 코로나19 쇼크에 실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발 코로나’사태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2월 중국내 판매량이 97%나 급감했다.

미국과 유럽내 공장 셧다운은 비단 현대기아차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 중단에 돌입하거나 중단 계획을 내놓았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 거의 모든 공장에서 2, 3주간 생산 중단에 돌입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이탈리아와 세르비아 등 주요 공장을 임시 폐쇄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은 전자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23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폴란드에 위치한 가전 공장과 헝가리 TV 공장은 정상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직원 안전을 고려해 일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에, LG전자는 폴란드에 가전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이다. 자동차 산업의 연관 산업인 자동차 배터리 공장도 유럽에 위치해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배치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공장 이외에 나머지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당장 생산 차질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의 입국과 이동 제한, 국경 폐쇄 등으로 부품 수급과 납품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유럽 제조사들이 셧다운에 돌입함에 따라 배터리 공급사는 생산 감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단기간 셧다운에 그치겠지만 미주와 유럽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이 장기화 될 경우 부품수급과 생산 등으로 인한 공장 가동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자칫 글로벌 공급망이 회복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