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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신용도' 공기업도 코로나19 매출감소에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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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신용도' 공기업도 코로나19 매출감소에 '좌불안석'

무디스 "철도·고속도로 이용 급감에 한국철도·도로공사 신용도 부정적 영향"
석유공사, 높은 신용등급에도 해외채권 발행 연기...국제유가 하락도 악재
'유동성 위기' 광물자원공사, 코로나 사태로 해외채권 발행 연기 '직격탄'

서울역 KTX 승강장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역 KTX 승강장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코로나19로 국내외 국가의 실물경제가 동반 위축되는 가운데 '초우량 신용도'를 자랑하는 국내 공기업들도 매출 감소에 따른 신용도 하락을 걱정해야 처지에 놓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지난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여파로 교통량이 감소하면서 한국철도(코레일), 한국도로공사 등 한국의 운송기업 신용도에 부정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중반부터 한국철도의 고속철도 평균 교통량과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평균 교통량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30%, 20%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철도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주말 KTX 이용자는 전년 같은 기간 주말에 비해 84%나 감소했다.

도로공사 역시 이 기간 고속도로 교통량은 지난 1월 주말 평균 교통량에 비해 24~29% 줄었다고 밝혔다.

한국철도와 도로공사는 열차 소독, 역사·휴게소 소독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민 불안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철도(Aa2·안정적), 도로공사(Aa2·안정적) 등 공기업의 신용등급은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 신용등급과 동일하고, 유사시 정부가 지원할 국가 인프라 공기업이기 때문에 곧바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소비 위축으로 매출 감소가 장기화되면 각 공기업의 '독자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철도공사는 지난달부터 단체여행객이 많은 관광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했고, 의료봉사자 열차 무임이용, 역사 소상공인 임대료 감면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9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수익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투자자 모집에 차질을 우려해 해외 채권 발행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당초 오는 4월 5억 달러(약 6000억 원)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을 계획했으나, 불확실성 증가로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자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하반기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아직 3000%대의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한국 국가와 같은 'AA·안정적'(스탠다드앤푸어스)이고 해외자산 합리화로 현금흐름을 개선해 지난해 9월에는 역대 한국기업 최저금리로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던 만큼 이번 코로나 사태가 야속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해외 석유자원을 탐사·개발해 공급하는 석유공사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면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처지다.

광물자원공사 역시 지난달 계획했던 3억 호주달러(약 2400억 원) 규모의 외화 채권 발행을 연기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채권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만큼, 코로나 사태가 '직격탄'인 셈이다.

금융계에서는 지금의 위기는 금융시스템이 아닌 실물경제에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에 신용도 높은 공기업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사태의 조속한 종식 외에는 마땅한 타개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하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