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부동산 자산은 12조64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14조8739억 원)에 비해 2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손해보험사의 부동산 규모 또한 2016년 말 6조5007억 원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9월에는 5조9792억 원까지 줄었다.
특히 삼성생명이 부동산 다이어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9월 부동산 자산은 4조20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5조1784억 원보다 약 19%(9747억 원) 감소한 수치다.
삼성생명과 함께 생보업계 빅3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부동산 매각에 적극적이다. 교보생명은 2018년 인천과 충주 두 곳의 사옥을 매각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사옥을 373억 원에 매각했다.
손보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해상은 최근 결산이사회를 열고 강남사옥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말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돌입한다.
강남사옥은 현대해상이 강남 지역 영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2001년 말 준공한 건물로 지하 7층, 지상 19층, 3만4983㎡(1만582평) 규모다. 현대해상이 건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3000억 원대에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7년 본사로 사용하던 을지로 사옥과 그 외 부동산을 정리했다. 메리츠화재도 1000억 원대 매각가로 베스타스자산운용에 여의도 빌딩을 넘겼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부동산을 처분하고 나서는 배경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이 있다. 앞으로는 부동산 보유를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 적립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100억 원의 부동산 자산 보유에 대해 현행 제도에서는 6억~9억 원의 준비금이 필요하지만, 신지급여력 제도에서는 25억 원의 준비금이 필요해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물은 회계상 취득원가 기준으로 평가돼 보통 시세보다 20~30% 낮게 기재돼 있다”며 “따라서 건물을 매각하게 된다면 시세차익과 함께 현금화를 통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