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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잡은 LG화학, 美 ITC, SK이노에 ‘조기패소’ 결정…변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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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잡은 LG화학, 美 ITC, SK이노에 ‘조기패소’ 결정…변수는 트럼프?

증거훼손 등 문제 삼아…LG화학 “SK이노, 법정모독”
10월 ITC 최종결론 앞두고 LG화학 유리한 고지 점해
‘재선레이스’와 맞물려…트럼프의 ‘거부권’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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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ITC는 3월 초로 예정된 변론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오는 10월 최종결정을 내리게 된다. LG화학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 속에서 ITC의 최종판단 이후까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ITC는 14일(현지시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하여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배터리 인력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이 과정에서 영업비밀 탈취가 이뤄졌다고 ITC에 제소한 LG화학은 그해 11월 증거개시절차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포착됐다며 조기패소판결 등의 제재를 요청했다. 이후 ITC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는 같은 달 15일 LG화학의 요청에 찬성하는 취지의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ITC의 조기패소판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LG화학은 ITC의 결정에 “SK이노베이션에 의한 악의적이고 광범위한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모독 행위 등에 대해 법적 제재를 내린 것”이라며 “더 이상의 추가적인 사실심리나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LG화학의 주장을 인정, ‘예비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조기패소판결이 내려질 정도로 공정한 소송을 방해한 SK이노베이션의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법적 제재로 당사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된 만큼 남아있는 소송절차에 끝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그간 SK이노베이션이 소송의 증거가 될 만한 관련 자료의 삭제를 지시하고 지난해 4월 LG화학이 내용증명 경고공문을 보낸 직후에도 3만4000개 파일과 메일에 대한 증거인멸 정황이 발각됐다고 주장해왔다.

ITC가 LG화학의 주장과 근거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오는 10월로 예정된 최종결론에서도 LG화학의 승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만일 ITC가 LG화학의 이차전지 영업비밀 침해로 최종 결론을 내리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ITC 소송에서 LG화학이 승소하더라도 미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ITC의 결정 이후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60일 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2022년까지 10억 달러(1조 1400억원), 2025년까지 총 16억 7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재선 가도의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패소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확대 공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미 국무부가 발표한 ‘미국 투자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고, 앞서 3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연 9.8GWh 규모 배터리공장 기공식에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참석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았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을 늘리고 싶어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관대한 결론이 나길 원할 수 있다“며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는 물론 미국 행정부에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건은 결국 거부권을 가진 미 무역대표부 선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