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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7천억 날린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 세금낭비 책임은 누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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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7천억 날린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 세금낭비 책임은 누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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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영구정지' 결정을 내린 경북 경주 월성1호기 원전의 모습. 사진=뉴시스
노후설비 교체비용 7000억 원을 들여 오는 2022년까지 가동을 연장하기로 했던 경북 경주시 월성 원전 1호기에 대해 영구정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혈세 7000억 낭비'에 대한 책임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빌딩에서 제112회 회의를 열고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현재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진행 중이라 일부 원안위 위원들의 주장에 따라 원안위는 2차례에 걸쳐 영구정지 결정을 보류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원안위는 표결 처리를 강행, 찬성 5표, 반대 2표로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영구정지 찬성표를 던진 진상현 위원은 "원안위는 원전 '안전'에 대한 문제만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고 역시 찬성표를 던진 엄재식 원안위 위원장은 "원안위는 원전 '안전'과 관련해 심의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구"라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나 '경제성' 논란과 관계 없이 원안위는 원안위 설립 취지에 맞게 원전의 '안전성'만을 평가해 심사하면 된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해 6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고 지난 2월 원안위에 영구정지 신청을 냈을 때 제시했던 이유는 '안전성 부족'이 아니라 '경제성 부족'이었다.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월성 1호기를 검사한 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심사결과를 원안위에 제출했다.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이 말료돼 지난 2012년 운영허가가 끝났으나 한수원은 2012년 설비교체 등 7000억 원을 투입해 안전강화조치를 마쳤고 원안위는 지난 2015년 월성 1호기를 오는 2022년 11월까지 연장운전하도록 승인해 줬다.

결국 원안위는 '경제성'을 이유로 든 한수원의 영구정지 신청을 받아 '안전성'을 이유로 영구정지를 결정한 셈이 됐다.

또 원안위는 4년 전 자신이 내렸던 연장운전 승인 결정을 번복해 조기폐쇄 결정을 내린 꼴이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안전강화조치 비용 7000억 원을 낭비한 셈이 됐지만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 위원장은 이날 표결 후 "한수원의 배임 등은 안전성 심사 하고는 다른 부분"이라며 "원전의 재가동 여부나 추가 투입비 7000억 원 등은 우리가 책임질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지난해 6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면서 "강화된 원전안전기준에 따르다 보니 월성 1호기 가동에 경제성이 부족해져 조기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위원장은 "2012년 국민혈세 70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운영하기로 했던 결정과 이번 조기폐쇄 결정 둘 중 하나는 잘못된 판단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며 "둘 중 한 쪽의 결정 당사자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엄 위원장은 월성 1호기 재가동 결정 당시 원안위 안전정책과장과 기획조정관으로서 7000억 원이 투입되는 리모델링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영구정지 찬성표를 던진 진상현 위원은 행정학부 교수, 김재영 의원은 의대 교수, 장찬동 위원은 지질환경학 교수"라며 "정부와 여당이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안위 위원에 원자력 비(非) 전문가를 다수 포진시킨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