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대중국 무역의존도 92%"
핵무기 개발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커지면서 1난 10월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중국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92%로 2001년 이후 5배나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3일 국제무역센터(ITC)에 따르면 북한은 10월 한 달 중국으로부터 2억7092만 달러어치를 수입해 전달의 2억2752만 달러보다 5000만달러보 수입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2억2745만 달러에 비해 약 19% 증가한 것이다.
제재가 본격화하지 않은 2년 전 10월(2억8660만 달러) 수입액과는 큰 차이가 없는 액수다.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한 지난해 1월 대중 수입액이 1억 달러 대로 급감한 이후, 줄곧 1억 달러에서 2억 달러 초반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올 들어 줄곧 2억 달러 초중반에 머물고, 5월에는 2억5829만 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이번에는 이마저도 크게 뛰어 넘었다.
10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1646만 달러에 머물러 월 2억 달러를 넘나든 제재 이전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이에 따라 10월 북한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2억5446만 달러 적자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역대 최대인 지난해 5월(2억4226만 달러 적자)보다 많은 것이다.
또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의 누적 적자액은 19억251만 달러로 늘어나, 역대 가장 최고인 지난해(20억2220만 달러)에 근접했다. 이런 속도라면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을 뛰어 넘을 게 확실하다.
한국무역회가 2001년부터 2018년 사이 북한의 대외무역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92%로 분석됐다. 이는 2001년 17%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무역적자를 통해 발생한 외화 부족분을 채울지가 의문이라며 "무역 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화 수입, 이를 테면 관광이나 해외 노동자들의 송금액으로 어느 정도 부족분을 채울 순 있겠지만, 현 수준의 무역적자를 메우기에는 매우 작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운 교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외화 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당장 내년부턴 수입을 크게 줄이거나 제재 대상이 아닌 품목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외화난 극복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안보리 대북 결의는 북한의 수출에만 제재를 가했고, 중국의 수출 즉 북한의 수입에는 큰 제재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해거드 교수는 미국을 비롯해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나라들은 다른 나라로부터 재정을 조달하는데, 북한은 이를 어디에서 융통하는지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