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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방콕 행사장의 하루, 나도 모른 나의 잠재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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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방콕 행사장의 하루, 나도 모른 나의 잠재력 확인

입사 2개월 만에 해낸 대규모 국제 마케팅 행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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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가수 샤프의 노래 ‘연극이 끝나고 난 뒤’라는 노래 생각이 났습니다. 입사 2개월 만에 태국에서 개최된 초대형 마케팅 컨퍼런스가 끝나고 난 뒤 성취감과 외로움이 묘하게 밀려온 사건이었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인 태국에 진출한 한국의 ‘K사’에서 근무중인 안아현 팀장(가명)의 첫 마디이다.

안 팀장은 2017년 8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YBM)의 태국반 2기에 입소, 1년간 태국의 방콕 현지연수를 마쳤다. 여성이다 보니 연수생 중에 비교적 나이가 어린 편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K사에 입사했다. K사는 건강기구를 한국에서 제작해 태국에 판매하는 회사로 2012년에 진출했다. 사무실은 방콕 시내에 자리잡고 있었고, 현지인 50여 명의 직원과 한국에서 파견된 지사장 1인 체제로 운영되고있었다. 안 팀장은 입사한 지 2개월 만에 회사가 진행하는 1년 중 최대 행사를 맡아 천신만고 끝에 치르는 경험을 한 것이다. 외부마케팅 업무가 많은 것을 감안해 팀장으로 부르며 실무를 총괄한 것이다.

큰 컨퍼런스를 무난히 마친 덕분에 GYBM 동기들 사이에 무용담이 제법 돌고 있던 터였다. 필자도 주변 이야기를 듣고 칼럼으로 한 번 쓰고 싶은 욕심으로 전화했다가 고충도 같이 들었다.

안 팀장이 들려준 사건은 입사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지난해 8월의 일이었다. 10개국, 700여 명이나 되는 회사 거래처 인사들을 방콕으로 초대해서 신제품 소개와 병행해 포럼을 호텔에서 진행했다. 워낙 규모가 커서 당일 행사장 구성과 진행은 전부 태국 현지의 전문업체에 외주를 주었다.

그러나, 안 팀장 또한 대상자들에게 초청을 하고 참석 유무 확인, 한국 본사에서 개발된 제품과 기기, 홍보물을 준비하는 일도 큰 일이었다.

외주업체와 모든 시나리오를 맞춰서 준비를 했지만 하루 전에 설치돼야 할 전시부스가 준비되지 않아 당황하게 만들었다. 행사 당일 3시간여 전에야 겨우 마무리되면서 당황스럽게 만드는 일들이 시작됐다. 겨우 행사장내 LED설치, 컨트롤박스 설치 등을 마무리하고 리허설을 시작했다. 메인 행사에서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최고경영자(CEO)인사말, 참석자 소개, 제품 프레젠테이션, 강연 등 단계에 맞춰 분 초 단위로 숨 가쁜 진행에 조명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런데, 업체가 정작 몇십 분을 앞두고 조명 담당자가 없다며 발을 뻗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전날까지 보조를 맞춘 담당자도 바뀌어 있었다.
혹시 해서 다른 일들도 파악해 보니 위치별 담당자에게 사전 시나리오를 준 것들 모두가 삐걱거렸다. 임무를 맡은 사람이 제 일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할 수 없이 서울에서 파견 온 본사 직원들, 방콕의 우리 사무소 현지인 매니저들을 급하게 모아서 업무를 새로 배분하며 정리해 나갔다. 컨트롤박스, 행사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무전기로 수습해 나가며 행사는 무난히 치뤄졌다. 일 년 같은 하루가 지나갔다.

말이 팀장이지 입사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신입사원의 거대한 도전이었다. 밀려서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지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뒤늦게 전후 사정을 들은 경영진도 칭찬과 함께 인원 보강도 해줬다고 한다.

당연히 소감이 궁금했다. "일을 한다는 것, 그것도 글로벌영역에서 생각과 말, 관습이 다른 데서 큰 일을 처리해 낸 기분은 어땠어요?"라고 물었다.

첫째는 현지어를 구사하는 메리트를 정말 크게 느꼈다고 한다.

둘째는 치앙마이에서 한 2019년 행사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규모가 좀 더 커졌음에도 전년도의 북새통이 되레 도움이 된 것이다.

셋째로 기억에 남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교민의 일원으로 참석해 악수하며 인사도 드렸다고 한다. 어느 정도 정착하니 더 자랑스럽고 감회가 컸다고 한다.

그러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은 성장을 위한 과정으로 묻어두고자 합니다. 숫자로 성과가 도드라지는 일은 아니고 남들이 다 몰라주더라도 ‘내가 알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가려고 합니다”고 말했다. 가끔씩 다가오는 외로움은 다행히 GYBM동기들과 같이 달랠 수 있으니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필자도 한 마디 거들었다. 좀 더 차별화된 인재로 자리매김하게 내년에는 1년 동안 태국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한 사람답게 색다른 아이디어를 한 번 제시해 보라고 했다. 알았다고 하는 전화 너머로 들리는 분위기는 당찼다.

안 팀장 본인이 우리 교육연수과정에 도전할 당시 자기소개서에 써둔 문구가 생각났다.

"I’m not afraid, I was born to do this", “도전에 지치지 않는 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자 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