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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일 갈등으로 일본어 전공 대학생 일자리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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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일 갈등으로 일본어 전공 대학생 일자리 ‘막막’

일본 내 넘쳐나던 한국인 일자리도 대폭 줄어



고용노동부는 최대 규모의 일자리박람회를 이달 말로 연기했다. 일자리박람회에서 일본 기업의 참여율이 가장 높았으나 한일관계 경색으로 일본취업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고용노동부는 최대 규모의 일자리박람회를 이달 말로 연기했다. 일자리박람회에서 일본 기업의 참여율이 가장 높았으나 한일관계 경색으로 일본취업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일본 온라인 매체 재팬 투데이(Japan Today)는 8일(현지시각) 한·일 경제갈등으로 인해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직업을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송모(25)씨는 전시 강제 노동(징용)을 두고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이 파괴적인 정치·경제적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송씨는 일본 기업 취업을 계획하고 있었다. 현재 일본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어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양국간 극심한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한국 내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일본 관광 거부 등이 촉발됐다.

송씨는 "(현재 한일 양국관계로) 일본에서 취업하기가 더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일본어 전공자가 한국에서 취업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오래 전부터 식민지 지배자였던 일본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중 강제 노동에 대한 논쟁을 7월에 시행된 엄격한 수출 통제로 대처했다.

이에 맞서 한국은 일본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 지위를 박탈하고 한일군사정보공유협정(지소미아)을 폐기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한일 양국의 이같은 분쟁으로 인해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기업에 취직하던 한국 졸업생들의 고용이 급증하던 추세가 주춤해졌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사이의 청년층 실업률은 10%에 달한다.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공무원을 준비하는 학생, 임시직 또는 시간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하면 실질 비율이 24%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기업들은 최저 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불경기로 인해 신규채용을 꺼리고 있다.

일본은 2014년과 2016~2018년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일자리였다.

일본 정부의 취업관련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한국 졸업생 5783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이 수치는 2013년의 3배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달 한국의 고용노동부는 정부가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일자리 박람회를 9월 말로 연기시켰다.

7월 중순에 열린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주최한 일자리 엑스포에서도 일본 내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가 이전 박람회보다 20% 줄었다고 로이터 통신(Reuters)은 전했다.

노동부는 오는 11월에 세계 취업 박람회에서 지난해처럼 일본에 집중하는 대신 다른 국가로 선택지를 넓힐 예정이다. 지난 박람회에 참여한 184개 회사 중 115개는 일본회사였다.

일본 전문 채용기관인 KOREC의 카스가이 모에(Kasugai Moe) 대표는 "최근 학생들에게서 더 이상 일본에서 일자리를 찾지 않기로 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일부 학생들은 부모가 일본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달 말로 예정된 다음 채용박람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박철수 한남대 커리큘럼실장은 해마다 10개 이상의 일본 기업으로 채용의뢰를 받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분명히 이러한 사건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20일 무역아카데미에서 독일 직업훈련 전문교육기관과 공동으로 '2019 독일 취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