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에 따르면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만 발행할 수 있는 채권이다. 이를테면 신재생 에너지 개발, 공해 방지 사업 등 비용으로만 쓸 수 있다. 제조업 중 국내에서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SK에너지가 처음이다.
SK에너지가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이유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다. 이는 사업을 통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달성하겠다는 SK그룹의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의 하나다. 또한 투자자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에 투자를 통해 사회적가치를 실천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 점과 정부, 국제기구 등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흐름도 고려했다.
SK에너지는 그린본드로 모은 자금을 울산 사업장인 울산CLX(Complex; 콤플렉스)내에 건설중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설비는 선박 연료에서 황 성분을 제거해 저유황유를 만든다. 황 성분이 낮은 연료는 매연을 적게 배출한다.
SK에너지는 내년부터 저유황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에 포함된 황 함량 비중을 현재 허용기준인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IMO2020’ 규제를 내년 초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모든 선박은 저유황유를 쓰거나 황 성분을 자체적으로 제거하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
SK에너지는 내년 초까지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완공해, 하루 4만 베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매년 2000억원~3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SK에너지의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8월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 론(Green Loan) 조달에 나선 바 있다. 그린 론 역시 그린본드처럼 친환경 사업 자금을 모으는 방법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론으로 모은 투자금을 친환경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할 해외 공장을 짓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