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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GPS교란 등 '반 위성 무기 역량' 어떻길래? 미국 우주사령부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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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GPS교란 등 '반 위성 무기 역량' 어떻길래? 미국 우주사령부 창설

미국이 우주전투를 지휘할 사령부를 지난 29일 출범시키면서 북한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강화해온 GPS교란과 위성 파괴 역량이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우주사령부는 미 공군과 해군, 국가정찰국 등에 나눠져 있는 군사 위성의 발사와 운용 권한을 통합관리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우주사령부가 러시아, 중국과의 대우주전 외에 대북 억지 전략에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군의 작전통신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위성 방해전파 역량 개발에 집중해왔다고 31일 보도했다.

로즈 전 차관보는 VOA에 "북한이 핵, 탄도미사일, 사이버 해킹과 마찬가지로 전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미국의 우주자산과 통신체계를 방해할도록 설계된 '반 위성 무기 역량'을 키워왔다"면서 "우주사령부는 이 같은 위협에 대처하는 전술, 전략, 교범 연구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외교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도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 이란과 함께 미국의 인공위성 운용에 위협이 되는 국가로 꼽고 있다. CSIS는 올해 4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EMP( 전자기파무기)와 GPS 신호 교란 능력, 해킹 공격 능력 등 ‘비활동성’ 요소는 미국의 인공위성 운용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등 민간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한미 군사 훈련 등 군사영역에도 GPS 교란 공격을 펼쳐온 것을 토대로 북한의 GPS 교란 능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드 해리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항공우주국방 프로젝트 국장은 이날도 VOA에 "북한은 이미 다양한 종류의 역우주 무기체계를 갖췄으며, 주로 전자파 공격을 통한 위성 신호를 교란을 목적으로 설계, 운용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나 중국 만큼은 아니지만 북한의 '반 위성 공격'’ 위협 수준은 상당하다"면서 "평상시에도 반복적으로 한국에 GPS 신호 방해 공격을 감행해왔다"고 말했다.

GPS 교란은 GPS 주파수와 동일한 전파를 쏘는 ‘재밍(Jamming)’으로 GPS의 잡음을 높여 수신기가 제대로 된 신호를 찾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10년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2011년에는 3월 4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 2012년 4월 28일부터 5월 13일까지 16일간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전파교란 공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2010년 항공기 15대와 해군함정 1척, 2011년 항공기 106대와 선박 10척의 GPS 수신기가 신호를 받지 못하고 작동을 멈추는 피해가 발생했다. 2012년에는 항공기 1016대와 선박 254척이 피해를 입었다

일찌기 브루스 벡톨 텍사스주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2012년 한국학 저널' 가을호에 실은 '북한의 비대칭 위협 개발:미사일과 전자전'에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한국에 대한 전자전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특히 북한이 강력한 전자기파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가할 능력을 보인다면, 한국 사회의 전자 기능을 총체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이보다 앞서 2010년 10월 초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북한의 GPS 전파교란을 '새로운 위협'으로 규정하고 북한이 50~100km의 범위에서 GPS 전파교란을 할 수 있으며,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장비로 교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에 10여종의 GPS 교란장비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헨리 오베링 전 MDA국장은 "북한은 방사포 1만4000여 문을 1000만 명 이상이 밀집해 있는 한국 수도권에 겨냥하고 있다"면서 "한미 연합군이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도입해 기존 지상 요격체계와 통합할 때 지정학적 셈법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베링 전 국장은 "우주군과 사령부 창설을 계기로 우주에서 직접 레이저를 발사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메가와트급 출력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가 5~10년 안에 상용 배치될 것"이라면서 "상용 배치가 현실화되면 사거리가 제한되는 공중 레이저 요격기보다 빠른 시간 내에 미사일 발사 초기, 또는 중간 단계에서 요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