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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미국 전문가들 "한국의 한일군사보호협정 철회, 미국 마저 등돌리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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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미국 전문가들 "한국의 한일군사보호협정 철회, 미국 마저 등돌리게 할 것"

한국 정부가 다음달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협정(GSOMIA·지소미아) 철회를 시사한 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면서, 미국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지난 2016년 11월 한국 국방부에서 김관진 한국 국방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VOA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6년 11월 한국 국방부에서 김관진 한국 국방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VOA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1년마다 갱신된다. 갱신 시점은 11월이다. 갱신을 원하지 않는 쪽은 90일 전인 8월 24일까지 상대 측에 의사를 통보해야 한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지소미아와 관련해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해, 한국이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20일 전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국의 중재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미국은 지솜니아는 협상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것은 동맹 정신에 실제로 반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실제로 협정을 철회할 경우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어 미국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협상 카드로 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협정은 일본과의 양자 관계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3자 협력에도 밀접히 연계돼 있는 만큼 이를 해체하려는 행동은 한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정보국 출신인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미국이 대북 정보 부문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궤적이 일본 영해나 상공을 지나는 만큼 3국 간 정보 공유는 북한의 위협을 종합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탐지 거리 1000km 이상의 지상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110여대 등 다양한 정보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줄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에 대한 인적 정보는 일본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벡톨 교수는 미국으로선 이 같은 정보 공유체제 유지 때문에도 동맹 중 한 쪽 편을 들 수 있는 '중재'에는 개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주한미군 특수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협정 철회 시사는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자충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한국 편으로 끌어들이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지소미아 철회를 생각한다면 '진짜로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협정을 실제로 철회한다면 일본에 이어 미국과의 동맹 관계마저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