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소식통은 '남한정부가 남한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승인했는데 반갑지 않느냐'는 물음에 "남조선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에 온다니 반갑기도 하지만 걱정이 더 많다"면서 "우리 무역회사들이 개성공단 남한기업 소유의 설비를 협의도 없이 딴 곳으로 이전해 임가공의류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개성공단설비를 옮겨서 의류를 가공하는 회사는 평안북도 동림군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있으며 지금도 임가공의류로 벌어들이는 외화수입이 짭짤하다"면서 "당장 남조선에서 개성공단설비를 점검하려 들어온다면 몰래 이전한 개성공단설비를 다시 제자리에 반납하고 외화벌이 사업도 중지되겠는데 평양본사에서 앞으로 어떻게 조치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중앙에서는 앞에서는 개성공단재개를 촉구하면서 뒤에서는 남조선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두고 간 의류제품과 전자제품을 중국으로 밀수출해 절반 값으로 처분했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개성공단 설비까지 무단으로 이전해 외화벌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기일 안에 남조선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온다면 공단설비들이 없어진 사실이 밝혀지게 될 것이고 우리가 망신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이 때문에 당국이 남조선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당장은 허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RFA는 지난 2017년 10월,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19개 의류공장을 은밀히 가동해 내수용 의류와 중국에서 발주한 임가공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지난해 8월에는 한국 기업이 철수하면서 개성공단에 남겨둔 전기밥솥 완제품을 북한 당국이 중국에 밀수출했다고 전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