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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증설 '송전탑 갈등' 5년만에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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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증설 '송전탑 갈등' 5년만에 봉합

안성시 원곡면주민대책위·한전·삼성 12일 '송전선로 지중화' 협약
전력 안정수급 위해 '先송전탑-後지중화'...삼성이 사업비 전액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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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원곡면 주민대책위원회와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가 3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김창한 삼성전자 전무, 김봉오 안성시 원곡면 송전선로대책위원장, 김종화 한전 경인건설본부장. 사진=김학용의원실
[글로벌이코노믹 김철훈 기자] 주민들의 반대로 5년 동안 지연돼 오던 삼성전자 평택 3·4 반도체공장의 전력공급 송전선로 건설 문제가 마침내 일단락됐다.

송전선로 건설 당사자들인 경기 안성시 원곡면 주민대책위원회와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 3자 상생협력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서안성~고덕 송전선로 건설은 삼성전자가 오는 2023년부터 평택 반도체공장의 생산라인 2기를 새로 가동하는데 필수적인 34만 5000볼트(345kV) 규모의 전기공급을 안정적으로 받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한전과 추진해 온 사업이다.

안성시 서안성변전소에서 평택시 고덕변전소까지 전기를 끌어오는 총 연장 23.86㎞의 송전선로를 설치하기로 하고 주거지역에는 지하화, 논밭 등 인적이 드문 지역은 지상 송전탑을 각각 건설해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 3490억원은 전기사업법의 사용자 부담원칙에 따라 삼성전자가 전액 부담키로 했다.

문제는 안성시 원곡면 1.5km 구간 산악지역에 철탑을 세우려 했는데 원곡면 주민들이 이곳에도 지중화를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원곡면 주민들은 원곡면 일대가 1979년 평택시민들의 식수원 보호를 위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었다.

여기에 더해 30조원 규모의 대규모 공장이 평택에 추가로 생기면 공장 소재지인 평택은 이익을 보지만 원곡면 주민들은 송전선으로 전자파 노출 위험 등 또다시 피해를 보게 돼 결국 수십년 묵은 불만이 폭발하면서 5년 동안 갈등을 빚어 왔다.

이날 3자 협약은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의 중재안을 주민대책위와 한전, 삼성이 받아들임으로써 이뤄졌다.

협약에 따라 한전은 원곡면 산악지역 1.5km 구간에 터널을 뚫어 송전선을 지하에 묻기로 했다.

이 터널은 오는 2025년 완공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은 2023년부터 전력이 필요한 만큼, 이 구간에 별도로 지상에 가공선로를 건설, 2023년까지 완공하고 지중화가 완료되면 철거하기로 했다. 즉 가공선로는 완공 후 2년 동안만 사용하고 철거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 협약에 따라 지중화 및 가공선로 건설에 따른 비용 750억원도 삼성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 협약은 5년간 끌어오던 갈등을 일단락 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으로서는 전력공급 문제가 해결됨으로써 고덕산업단지 내 반도체 공장을 계획대로 가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점들도 지적되고 있다. 지상과 지하에 이중으로 송전선이 건설되게 되었고 안성시가 끝내 MOU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이번 협약으로 원곡면 주민들의 요구한 1.5km 구간 지중화가 이루어졌지만 원곡면 주민들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진 것도 아니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봉오 안성시 원곡면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이 요구한 구간이 모두 지중화된 것도 아니고 안성시가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입장으로서는 5년간의 갈등 탓에 2년짜리 임시 가공선로를 지었다가 철거하는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 수백억원을 지출한다는 부담이 생겼다.

한전 입장으로서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산악지역에도 지중화 사업을 하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김학용 의원은 "원곡면 주민과 삼성전자, 한전 모두 한발씩 양보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갈등이 장기화해 여러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보다 일시적으로 송전탑을 건설했다가 철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