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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료실태] "마취 없이 절제수술" "낙태수술로 징역" 등 의료혼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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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료실태] "마취 없이 절제수술" "낙태수술로 징역" 등 의료혼란 심화

'여행 리스크 맵 2017', 북한의 의료 최하위로 평가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의료 행위 일체 금지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북한은 1952년까지 제한적인 무상치료를 해오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11월 13일 '내각결정 제203호'를 발표해 모든 인민들이 무상으로 치료받도록 결정하고, 이듬해인 1953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3월 14자 지면을 통해,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병원에서 다리 질병에 대한 치료를 무상으로 받고 걸을 수 있게 된 한 여성의 감격적인 기사를 소개했다. 이 여성은, "다행히 우리 당의 뜨거운 사랑이 인생의 영양분처럼 온몸에 스며들었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정으로 채워진 우리나라 사회주의 보험제도는 세상에서 최고다“라는 의견으로 북한의 무상치료제를 선전했다.

하지만 북한의 선전과 현실은 전혀 다르다. 북한이 자랑하는 무상치료 제도는 1995년에서 1998년까지 발생한 대기근 '고난의 행군'을 기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이후 의약품 보급도 급격히 줄어들어 많은 병원에서 마취 없이 절제수술이 이루어질 정도로 빈약하기 그지없다.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의료전문 응급지원회사인 '인터내셔널SOS(싱가포르)'와 '제어 리스쿠스(영국)'는 세계 여행의 지역별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여행 리스크 맵 2017(이하 리스크 맵)'에서 북한의 의료 수준에 대한 평가를 최하 순위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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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SOS ⦁ 제어 리스쿠스 ’여행 리스크 맵 2017‘, 북한 의료 평가 최하 순위 랭크
지난 2015년 영국 외무부도 '북한의 의료 시설'과 '의사 목록' 등의 자료를 공개하면서 자국민에게 주의를 촉구한 적이 있다. 당시 영국 외무부는 북한의 의료 시설은 열악해 마취가 없이 수술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수술은 가능한 회피하고, 수술이 필요할 경우 즉시 귀국하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의료 부패도 파생됐는데, 조금이라도 나은 진료를 원하는 환자는 고액의 의료비 부담을 강요받게 되었다. 국영병원 의료시설조차 누락된 환자는 편법으로 의사의 왕진을 요청하거나, 의사가 별도로 외부에 개업한 병원에 가야하는 경우도 생겼다. 의사가 병원 밖에서 치료 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전체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마저도 규제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계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은 의사가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금지시켰으며, 위반자는 엄벌에 처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왕진을 통해 현금을 받고 분만을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사례가 있다.

중국과의 접경지역에 속하는 양강도 혜산 산후조리원에 입원하면 아침에만 미역과 해산물이 나오는데, 그 이외의 식사는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심지어 난방용 장작과 분만 시 필요한 탈지면 등 온갖 소모품들 또한 유료다. 동시에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뇌물도 필요하니 일반인들에게 병원 이용은 사치나 다름없다.

가정에서의 의료가 확산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임신 및 낙태가 금지되어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83년부터 '출산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낙태수술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인구감소의 우려로 이어졌고, 결국 1993년 11월 낙태수술을 금지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낙태수술이 금지됐지만 지속되는 식량난으로 생각만큼 인구는 회복되지 않았고 노동당은 더욱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1998년 제2회 전국 어머니 대회에서는 "어머니와 모든 여성은 자녀의 직접적인 보육자이자 교육자인 것을 자각하고 더 많이 낳고 건강하게 키워야한다"고 강조했으며, 이후 병원에서 낙태수술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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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내각결정 제203호” 발표, 모든 인민들이 무상으로 치료 (출처 : MedSci)
당국은 부모의 감정을 무시한 채 태어난 아이들의 세뇌교육을 위해 무조건 '애육원(고아원)'에 보내라고 지시했고, 여기에 가뜩이나 살아남기 어려운 북한 사회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육아 현실이 겹치자 산모들은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뒷거래를 통해 가정에서 낙태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턱없이 모자란 의사는 의대생들에게 수술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부추겼다.

북한 내에서 사적 의료행위의 금지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사활이 걸린 문제다. 국영병원에서 받는 월급은 고작 5000북한원(한화 약 650원) 전후로 겨우 쌀 1kg을 살 수 있다. 환자에게 뇌물을 받고, 사적 의료행위로 수익을 올리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비현실적인 사적 의료행위 금지는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저한 저출산도 공산주의 사회구조 자체가 붕괴되지 않는 한 개선될 여지가 없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