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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 中 희토류 무기화에 독자 공급망 구축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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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 中 희토류 무기화에 독자 공급망 구축 맞대응

중국 전 세계 생산량 60%…미국·EU 공동 생산 추진
일본·호주 중희토류 합작…테슬라 프리자석 개발 중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 말름베트 광산 지하에 있는 시추 장비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 말름베트 광산 지하에 있는 시추 장비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려고 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에 나서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서고 있다. 미국 언론 매체 ‘쿼츠’는 미국·유럽연합(EU)·일본·호주 등이 중국을 배제한 채 희토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또는 ‘니어쇼어링 (near-shoring)’을 형성해 가고 있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와 풍력 발전용 모터 등에 필요한 희토류 자석의 공급망을 통제하기 위해 제조 기술 수출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산업 기술의 수출 규제 품목을 담은 '중국 수출 규제·수출 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에 네오디뮴, 사마륨 코발트 자석의 제조 기술을 추가하기로 했다. 네오디뮴 자석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84%에 달한다. 중국은 또 사마륨 코발트 자석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자석은 모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항공기, 로봇, 휴대전화, 에어컨, 무기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중국이 희토류 자석의 제조 기술 수출 금지 조처를 시행하면 희토류 채굴부터 물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사실상 통제해 자석 생산업체가 없는 미국·유럽 국가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EU는 2년 전부터 희토류 공동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유타주 등에서 생산한 원료를 유럽의 에스토니아 공장에서 가공한다. 또 캐나다가 생산한 희토류 원료를 노르웨이가 가공한다.
일본은 호주와 손을 잡았다. 일본은 전기차 모터에 사용되는 자석에 필요한 중희토류 원소(heavy rare-earth elements) 확보를 위해 호주의 라이나스(Lynas)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라이나스는 호주 서부의 마운트 웰드(Mount Weld) 광산에서 생산되는 디스프로슘(dysprosium)과 터븀(terbium)의 최대 65%를 일본에 공급한다. 이는 일본 내 중희토류 수요의 약 30%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희토류는 경희토류와 중희토류로 나뉜다. 경희토류는 상대적으로 많이 매장돼 있으 용도 광학유리, 촉매, 광학제, 세라믹 등 주로 비첨단 분야로 제한돼 있다. 중희토류는 산업·의료·군수용 장치, 전기차 배터리, 영구자석 등 첨단 기술 장비에 주로 용된다. 미국·호주·베트남 등 세계 여러 곳에 묻혀 있는 경희토류 원소와 달리 디스프로슘, 테르븀 등 중희토류에 포함되는 원소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생산이 미미하다. 핵심 전략물자 '희토류'는 중희토류를 지칭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15%에 불과하다. 희토류는 정제·가공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대량 배출한다. 미국은 이런 이유로 희토류 생산을 포기했고, 중국의 정제·가공 역량 비중87%까지 치솟았다.
중국이 희토류 기술 수출 금지·제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희토류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 차단 카드를 던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부터 반도체 연마제·디스플레이·배터리·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첨단 산업이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영구자석에 쓰이는 네오디뮴의 86%, 반도체 연마제로 사용되는 희토류의 54%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기술 개발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려고 한다. 미국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는 최근 ‘희토류 프리 자석(rare earths-free magnet)’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가 이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쿼츠가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